22일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왼쪽)와 장동혁 후보가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당대표를 놓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했던 '반탄'으로 분류되는 김문수·장동혁 후보가 최종 대결을 펼치게 됐다.
22일 충북 청주오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과반을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서 상위 득표자인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가 결선 진출자로 선출됐다. 탄핵 찬성파였지만 후보 단일화에 실패한 안철수·조경태 후보는 나란히 탈락했다. 결선 진출자는 정해졌지만 누가 1위였는지, 각각 득표율은 얼마인지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23일 양자 TV토론을 거쳐 24일과 25일에 각각 일반국민 여론조사와 당원투표를 실시한다. 최종 결과는 26일 발표된다. 결선에 진출한 후보 모두 반탄파에 해당하지만 두 후보는 탄핵 찬성파(찬탄파)에 대한 태도와 대여 투쟁 전략에서 차이를 보였다. 최종적으로 당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두 후보는 물론 이른바 친한동훈계 입지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107명을 유지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장 후보는 107명이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계속해서 당론에 반대하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후보는 결선 진출이 발표된 뒤 "암세포를 무조건 잘라낸다는 것은 민주주의보다 독재"라면서 "이런 엄중한 때에 우리끼리 분열해서 되겠나. 함께 당을 지키자"고 말했다. 그간 김 후보가 얘기했듯 찬탄파도 아우르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반면 장 후보는 "국민의힘에는 분열을 안고 갈 것인지, 내부 총질자를 정리하고 단일대오로 갈 것인지 그 선택이 남아 있다"면서 "우리 당에 여전히 내란동조 세력이 있다는 말을 하며 당을 위험에 빠뜨리는 분, 전대 이후 그 입장을 계속 유지하는 분이 있다면 함께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여 투쟁 전략에서도 차이가 있다. 김 후보는 "나는 평생 투쟁해왔기 때문에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한 사람"이라며 "입법·행정·사법·방송·민주노총을 다 쥐고 있는 저들과 싸워 이길 수 있는 자, 김문수 외 누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반면 장 후보는 "당사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특검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법리적으로 범죄와 관련성이 없었기 때문"이라며 "그저 몸으로 싸우는 게 아니라 지금 특검을 막으려면 논리로, 전략으로 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전당대회를 계기로 선명한 색채를 드러낸 장 후보는 결선에 오르면서 최종 결과와 무관히 나름의 입지를 구축하게 됐다. 장 후보는 결선 진출이 확정되자 흥분한 표정으로 등장해 "낡은 투쟁 방법을 선택할 것인지, 새로운 투쟁 방법을 택할 것인지 그 선택이 남아 있다"고 힘줘 말했다.
당 내부의 혁신, 윤 전 대통령과 절연 등을 나란히 외쳤던 조경태·안철수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득표율이 공개되지 않아 실제 얼마나 득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선거 룰부터 다소 불리했다는 평가다. 선거인단에서 당원 비중이 80%나 되고 일반국민 대상 여론조사에서도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된 만큼 고전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청주오스코에 약 1만명이 집결한 것으로 추산했다. 전당대회 현장은 개막 전부터 수건과 풍선 등 각종 응원 도구를 손에 든 당원과 지지자들로 들썩였다.
새로운 지도부 앞에는 '내란정당' 프레임을 극복하고 당 지지율을 회복해야 한다는 절박한 과제가 놓여 있다. 당장 김건희특검이 당사에 들이닥쳐 통일교와 신천지의 집단 당원 가입 의혹을 수사한다며 당원 명부를 들여다보자고 압박하고 있다. 내란특검의 칼날도 일부 현역 의원 턱밑까지 와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고 공세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107석에 불과한 원내 소수 야당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민주당의 입법 독주를 막아낼 묘안을 찾아내는 것도 과제다. 향후 계파 갈등을 극복하고 대여 투쟁에서 한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청주 김명환 기자 / 박자경 기자 / 서울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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