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중류에 ‘녹조라떼’…물금·매리지점 올해 첫 조류경보 ‘경계’

경남 김해시 상동면 매리취수장 앞의 낙동강 물에 녹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제공

부산·경남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하는 낙동강 물(원수)을 끌어들여 정수장으로 보내는 경남 김해시 상동면 매리취수장 상류 3㎞의 물금·매리지점에 경계 수준의 녹조라떼 불청객이 1년 만에 찾아왔다.

부산시는 22일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 지난 21일 낙동강 중류 물금·매리지점의 조류경보를 관심단계에서 경계단계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앞서 낙동강유역환경청은 5월29일 물금·매리지점에 올해 처음으로 조류경보 가운데 가장 낮은 관심단계를 발령했다. 물금·매리지점은 21일 기준 85일 만에 두번째인 경계단계가 됐다.

경남 양신시 물금취수장에 발생한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물을 뿌리고 있다.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제공

조류경보는 인체에 해로운 남조류 세포 수가 두차례 연속 ㎖당 1천개 이상 발생하면 관심, 1만개 이상 발생하면 경계, 100만개 이상 발생하면 대발생으로 분류된다. 지난 4일과 18일 물금·매리지점의 유해 남조류 세포 수는 ㎖당 2만4439개, 1만1802개였다.

조류경보제는 경북 구미시 해평지점, 대구 달성군 강정·고령지점, 경남 함안군 칠서지점을 대상으로 하다가 2020년 4월 물금·매리지점이 새로 포함됐다. 지금까지 물금·매리지점에 발령된 경계단계는 151일이다. 2021년 26일(8월12일~9월6일), 2022년 82일(6월23일~8월24일∙10월27일~11월14일), 2024년 41일(8월22일~10월1일)이었다. 올해는 22일 기준 2일이다.

조류경보는 무더위에 비가 적게 내리는 6~8월에 주로 발생한다. 물금·매리지점은 경계단계 일수가 가장 많았던 2022년엔 6~8월 강우량이 473.7㎜였다. 두번째로 경계단계 일수가 많았던 2024년 6~8월은 622.6㎜였다. 올해는 6월1일부터 22일까지 692.3㎜의 비가 내렸다. 조류경보가 없었던 2023년 6~8월엔 1155.5㎜였다. 부산시상수도본부는 “지난 20년 동안 8월 평균 강우량이 240㎜인데 올해는 오늘까지 157.8㎜가 내렸고 폭염이 길어져 조류경보가 경계단계로 격상됐다”고 설명했다.

경남 양산시 물급취수장.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 제공

폭염과 갈수기가 겹치면 인체에 나쁜 녹조류들의 농도가 짙어진다. 2022년 경남 양산시 물금취수장 원수의 최고 농도는 ℓ당 5.6마이크로그램(㎍∙1마이크로그램은 10억분의 1)이었다. 환경부 감시 대상인 마이크로시스틴 6종의 정수 기준인 ℓ당 1마이크로그램에 견주면 5배 이상 높았다.

김병기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장은 “조류 독소는 정수장에서 100% 제거되기 때문에 식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 그렇지만 취수구 조류 차단막 설치와 살수시설 가동, 염소·오존처리 강화, 고효율 응집제 사용, 모래여과지, 활성탄여과지 역세척 주기 단축, 물금·매리 취수구 근처에 녹조제거선 2대 운영 등의 조처를 한다”고 밝혔다.

김광수 선임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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