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현은 13일 개봉한 '악마가 이사왔다'에서 청년 백수 길구로 변신했다. '악마가 이사왔다'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를 감시하는 기상천외한 아르바이트에 휘말린 청년 백수 길구의 고군분투를 담은 악마 들린 코미디. 특히 '엑시트'로 942만 명의 관객을 사로잡은 이상근 감독의 차기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세상에 배우 안보현의 존재감을 알린 '태양의 후예'부터 압도적 빌런 포스를 인정받은 '이태원 클라쓰', 부드러움과 카리스마를 다 잡은 '카이로스'와 '군검사 도베르만', 멜로 남주 재질로 설렘을 유발한 '이번 생도 잘 부탁해', 능글맞은 재벌 형사로 안방 원톱으로 발돋움한 '재벌X형사'에 이르기까지, 안보현의 필모그래피는 강하고 다부진 '상남자'와 맞물려 있다.
반면 '악마가 이사왔다'는 지금까지 안보현이 보여주지 않았던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꺼내놨다. 안보현이 맡은 길구는 스스로를 방 안에 가둔 청년 백수. 인생에서 유일하게 제 맘처럼 되는 인형뽑기로 뽑은 상품들을 방 안에 전리품처럼 빽빽히 전시한 채 무력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인물이다.
그러던 어느날 길구는 아랫집에 이사 온 선지와 우연하게 맞닥뜨리고 낮과 밤이 너무 다른 그의 이상 행동의 목격자가 된다. 그리고 선지의 아빠 장수(성동일)에게 이 사실을 들킨 길구는 그의 부탁으로 선지를 지키는 보호자이자 감시자가 된다.
새벽 2시만 되면 시작되는 악마와 길구의 요상한 만남은 길구의 용기와 만나 예상 밖 결과를 낳는다. 소심하지만 순박하고, 허술하지만 끈기 있는 길구의 선량함은 관객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운다. '2시의 데이트'라는 가제 때문에 로맨스물처럼 여겨진 '악마가 이사왔다'는 사실 선지와 길구가 서로를 구하는 '쌍방 구원물'에 가깝다.
안보현은 덩치만큼이나 커다란 마음을 가진 길구를 입체적으로 완성했다. '테토남'의 기운을 지운 안보현은 무해함과 선량함으로 커다란 피지컬을 꽉 채웠다. 대중이 그에게 기대해왔던 이미지를 철저하게 지운 안보현의 변신은 그래서 더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사실 세상을 구하는 것은 대단한 뭔가가 아니라 누군가가 잠깐 보여준 평범한 다정함일지도 모른다. 곁에 두고 싶은 순수한 이웃 청년 길구가 된 안보현은 살아 숨쉬는 연기로 '악마가 이사왔다'가 이렇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단번에 설득한다. 스크린을 가득 채운 다부진 피지컬에도 당장 주머니에 넣고 싶은 무해한 포켓남이 된 안보현의 변신은 '2025년 최고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보현은 '악마가 이사왔다'를 통해 유연한 필모그래피의 확장에 성공했다. 차기작으로 '신의 구슬', '스프링 피버'를 준비하고 있는 그가 다음 작품으로는 또 어떤 변신과 도전으로 대중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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