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l 임은정 지음, 다산초당, 1만8000원 |
호랑이는 1988년 서울올림픽,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다. 한국 문화가 중심인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도 등장한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포유류’ 조사에선 곧잘 1위를 차지한다.
우리가 호랑이와 가까워진 건 조선 시대부터다. 우리가 늘어난 게 문제였다. 고려보다 인구가 두 배가 되면서 호랑이와 부딪는 일이 잦아졌다. 호랑이에게 당하는 화(호환)와 천연두(마마)를 함께 이르는 ‘호환·마마’라는 말이 생겼고, 호랑이 전문 사냥 부대 ‘착호갑사’가 조직됐다. 호랑이와 표범 가죽을 거두는 공납제가 시행됐고, 호랑이에게 물려 죽은 사람의 혼은 ‘창귀’라 불렸다. 창귀를 달래는 ‘호식장’이란 풍습도 있었다.
이런 호랑이가 사라진 건 일제 강점기였다. 조선총독부는 호랑이를 비롯해 표범과 곰, 늑대 등을 해수(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로 정했다. 당시엔 세계적으로도 호랑이 수요가 늘었다. 서양인들까지 나서 한반도와 중국, 러시아에서 호랑이를 사냥했다. 우린 이제 호랑이를 숲이 아닌, 동물원에서만 볼 수 있다.
지구 위 인간이 각자의 삶을 존중받듯, 야생동물 역시 생태계의 고유한 존재로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최상위 포식자인 호랑이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건, 지역 생태계 전체를 보호하는 일이면서 생태계와 인간의 공존을 깨닫는 일이다. 보전생물학자인 저자는 “아무리 그럴듯한 해법도, 힘들게 만든 보호구역도 사람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결국 보전이란 ‘함께 오래 걷는 일’이라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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