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속 보험설계사 추이/그래픽=윤선정 |
보험설계사 수가 최근 1년 새 3만7000명 이상 급증했다. 경기 불황으로 인한 인력 유입과 보험사 영업 전략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특히 손해보험업계의 '엔잡러(부업 설계사)' 제도가 불씨가 됐다는 분석이다.
21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는 2024년 5월 6만1653명에서 올해 5월 7만1632명으로 16.2%(9979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 전속 설계사 수는 16만7818명에서 19만5390명으로 16.4%(2만7572명) 늘었다. 합산하면 최근 1년 동안 3만7551명의 전속 설계사가 새로 유입된 것이다.
가장 큰 요인은 경기 침체다. 저출산 여파로 원생이 줄어든 어린이집 교사, 학습지 교사 등 일부 직종 종사자들이 대거 설계사 시장으로 이동했다. 최근 '쉬었음' 상태 청년이 40만명에 달하고, 지난해 폐업 신고 사업자가 100만을 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 여건 악화가 인력 유입을 가속했다. 자영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40~50대 재취업난이 심화하면서 '보험 영업'이 새로운 돌파구로 자리 잡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업계는 분석했다.
보험사들의 전략 변화도 설계사 확대를 거들고 있다. 종신·보장성 상품은 GA(법인보험대리점)보다 전속 채널에서 관리가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확산하며 불완전판매·승환계약 이슈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경험 효과가 누적됐다. 과거 GA 중심으로 기울었던 시장이 다시 전속 채널로 균형을 되찾는 모양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보험사들이 전속 설계사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다.
특히 손보업계에서는 엔잡러 제도가 인력 구조 변화를 이끄는 핵심 축이 됐다. 메리츠화재 엔잡러(메리츠파트너스)는 지난해 말 4200명에서 올해 5월 8000명, 7월에는 9000명으로 불어나 연내 1만명 돌파가 예상된다. 롯데손보의 스마트플래너 역시 지난해 말 1224명에서 올해 7월 4046명으로 급증했으며, 연말 1만명·내년 2만명 확보를 목표로 잡았다. 본업과 병행하는 부업 설계사가 급증하며 손보사 설계사 수 확대를 이끌고 있다. 기존 전업 설계사 위주의 조직과 달리 엔잡러는 '생활밀착형 영업망'을 형성해 신규 고객층을 넓히는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업계 전반의 보상체계 개선 역시 신규 유입을 자극했다. 영업 경쟁 과열로 수수료·시책 등이 상향 조정되면서 일정 수준 이상의 계약을 유지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시간 활용이 자유롭고 개인 역량에 따라 수익 조정이 가능한 직종이라는 점이 젊은 세대와 경력 단절층 모두에게 어필하고 있다.
다만 우려도 적지 않다. 영업 경쟁 과열과 신규 설계사의 조기 이탈률 증가는 리스크로 지적된다. 단기간 성과에 치중한 과당 경쟁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빠른 유입은 긍정적 신호지만 과열 경쟁과 불완전판매 가능성도 커졌다"면서 "단기 성과에 치중하기보다 장기적으로 설계사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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