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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金 통화기록서 드러난 ‘문어발’ 국정 개입… 대체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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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2025.8.12/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2025.8.12/뉴스1


특검 수사로 김건희 여사의 통화 기록이 확보되면서 김 여사가 정부와 대통령실 공직자들에게 수시로 전화를 걸어 국정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김 여사는 2023년 7월 김승희 당시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자녀의 학교폭력 사건 당시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8분 넘게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 비서관의 초등학생 딸이 후배를 폭행해 출석 정지 조치를 당한 이튿날 이뤄진 통화다. 피해자 부모는 아이가 전치 9주 중상을 입어 강제 전학을 요구했지만 김 전 비서관의 딸은 학급 교체 처분을 받는 데 그쳤다. 김 여사가 장 전 차관에게 어떤 얘기를 했는지는 추가적인 규명이 필요한 대목이지만, 만약 교육부 차관을 통해 학폭 사건을 무마하려 했다면 중대한 위법 사안이다.

김 여사는 ‘한남동 7인방’으로 불리던 대통령실 참모들과도 자주 통화했다. 수사로 확인된 2023년 8월 한 달에만 국정홍보비서관과 11차례, 연설기록비서관과 10차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 9차례 통화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은 이들과 관련해 “용산에 십상시 같은 몇 사람이 있다. 여사가 자기보다 어린애들 갖고 쥐었다 폈다 하고 시켜 먹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김건희 라인’은 없다고 부인했지만 김 여사 통화 기록으로 실체가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김 여사는 정권 리스크가 발생하면 직접 나서 해결하려 한 정황도 있다. 2023년 김행 당시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대통령 부인과의 친분으로 논란이 되자, 인사청문회 전 김 전 후보자에게 2차례 전화를 건 사실이 최근 보도됐다. 이 통화 이후 김 전 후보자는 김 여사와의 관계에 대해 말을 바꿨다. 또 대통령 관저 이전에 풍수 전문가가 개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땐 풍수 전문가 백재권 씨와 2023년 7∼9월 사이 13차례 통화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2022년 김영선 전 의원 공천과 관련해 명태균 씨와 통화하며 “당선인이 지금 전화를 했는데, 당선인 이름 팔지 말고 그냥 밀라고 했다”고 말한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그림자 권력’으로 활동하며 국정을 농단한 혐의에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서희건설 사위가 국무총리 비서실장에 임명된 것도, 통일교 숙원 사업을 정부가 지원하려 한 점도 김 여사가 이들로부터 보석과 명품을 받았다는 사실 없인 설명되지 않는다. 대통령과 같은 등급 비화폰을 받아 민정수석과 통화하고, 삼청동 안전 가옥에 서희건설 회장을 불러들인 것도 대통령과 권력 공동체란 인식 없이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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