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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거주 안 하면 외국인, 수도권 주택 못 산다

이데일리 최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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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전역 등 수도권,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4개월 이내 입주, 취득 후 2년 실거주 의무화
8월 26일부터 내년 8월 25일까지 1년간 지정
[이데일리 최정희 이다원 기자] 외국인은 26일부터 서울 등 수도권 주택을 매수할 때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주택 매수 시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4개월 이내 입주, 취득 후 2년간 실거주 의무가 발생한다. 외국인은 그동안 군사기지·문화시설 등의 구역에 대해서만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을 적용받아 왔다.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해 외국인이 수도권 주택을 매수할 경우 취득 후 2년간 거주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국토부)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국인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해 외국인이 수도권 주택을 매수할 경우 취득 후 2년간 거주를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사진=국토부)


◇ 수도권 집 살 거면 ‘한국에 살아라’


국토교통부는 21일 중앙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서울시 전역, 인천시 및 경기도 주요 지역을 외국인 토허구역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26일(부동산거래신고법에 따라 공고일로부터 5일 후 시행)부터 내년 8월 25일까지 1년간 시행되며 추후 연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023년 부동산거래신고법 개정으로 특정 대상자에게 토허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 된 이후 외국인을 특정해 토허구역을 지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내국인은 이번 토허구역 대상이 아니다.

토허구역으로 지정된 곳은 서울시 전역, 인천시 중구·미추홀구·연수구·남동구·부평구·계양구·서구 등 7개 구와 경기도 과천·성남·수원·용인 등 23개 시·군이다. 인천 강화도 옹진군 등이나 경기도 양주·이천·동두천·가평 등 7개의 시도 제외됐다.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하지 않은 외국인, 외국법인, 외국 정부들이 이들 지역에 주택을 매수하려면 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주택 거래 허가를 받아야 하고 허가일로부터 4개월 이내 해당 주택에 입주해야 한다. 주택 취득 후 2년간 실거주해야 하는 의무도 발생한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용산구의 경우 내·외국인 구분 없이 토허구역을 적용받고 있지만 기존 토허구역은 아파트만 허가 대상으로 지정하고 있는 반면 이번 외국인 대상 토허구역은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 다가구 주택, 연립주택, 다세대 주택 등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국토부가 외국인만 대상으로 토허구역을 지정하게 된 것은 내국인 대상으로 6.27 대출 규제(수도권 주택담보대출 6억원 한도)가 시행된 만큼 외국인의 투기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부동산 거래 신고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의 수도권 주택거래 건수는 2022년 4568건, 2023년 6363건, 작년 7296건으로 연평균 약 26%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누적 건수를 보면 4431건으로 작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 거소 또는 주소를 두지 않은 비거주 외국인은 국내 주택을 매입할 경우 ‘위탁관리인’을 지정하는데 위탁관리인 지정, 수도권 주택 거래가 작년 295건에 달한다.

이상경 국토부 제1차관은 “외국인이 현금으로 100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을 매입한 사례 등을 봤을 때 (정부가) 접근하지 못하는 수단들을 동원해서 거래를 하지 않았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25세 외국인이 전액 예금으로 75억원의 단독주택을 매입하거나 전액 예금으로 180억원의 용산구 아파트를 매입한 사례 등이 있었다. 그만큼 현금 조달 비율이 높은 고가 주택 거래, 미성년자 거래 등 투기 거래 가능성이 높은 거래가 다수 발견됐다.


외국인이 실거주 의무를 위반하는 등의 행위를 할 경우엔 주택 소재지 시·군·구청장이 3개월 이내 기간을 정해 이행 명령을 내리고 이마저도 이행하지 않으면 의무 이행시까지 이행강제금(토지 취득 가액의 10% 이내에서 명령 위반 사유에 따라 차등 부과)이 반복 부과된다. 필요시 국토부 장관, 시·도지사, 시·군·구청의 청문 절차를 거쳐 거래 허가 취소도 검토된다.

“자금조달 계획에 해외 어디서 빌렸는지 명시하라”

토허구역이지만 투기과열지구와 같이 자금조달계획서, 입증서류 제출 의무가 생긴다. 국토부는 연말 부동산거래법 시행령을 개정해 강남3구와 용산구 등 투기과열지구만 적용되던 자금조달계획서 등의 의무를 토허구역까지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수도권 주택 거래 계약 체결 전에 거래 허가를 받고, 거래 계약 체결일로부터 30일 이내 거래 신고와 자금조달계획서 및 증명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자금조달계획서에 포함해야 하는 정보도 늘어난다. 해외에서 차입하거나 해외 예금을 송금받는 경우 해외 금융기관명, 차입 금액 및 송금 금액, 비자 유형 등을 자금조달계획서에 기재해야 하고, 해외에서 현금 등을 반입한 경우 외화 반입 신고 여부 및 신고 금액을 기재해야 한다. 부동산 취득 자금 원천을 소명하지 못하면 자금 세탁 등 혐의 여부에 따라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통보돼 해외 FIU에 통보될 수 있다.


만약 외국인이 해외 자금을 불법 반입했다면 외국환거래법 위반, 무자격으로 임대사업을 했다면 출입국관리법 위반이 돼 이를 추격하기 위함이다. 주택 매입 후 2년 뒤 처분해 양도차익을 얻은 경우 등 양도차익 관련 해외 과세당국의 세금 추징이 필요할 경우에도 국세청을 거쳐 해외 과세당국에 통보될 예정이다.

이 차관은 “이번 대책은 해외자금 유입을 통한 외국인 투기 방지를 위한 것으로 외국인의 시장 교란 행위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집값을 안정시켜 국민 주거 복지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토허구역 지정에 전문가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권 주임교수는 “외국인 거래량이 많지는 않지만 그들 거래가 신고가를 갱신하는 경우가 나온다”며 “위장으로 실거주하지 않으면서 편법으로 투자에 나서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규제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외국인 근로자 증가로 외국인이 국내에 살면서 주택을 매수하는 것은 규제할 필요가 없지만 외국에 있으면서 주택을 사는 것은 주택 시장을 불안하게 만든다”며 “이번 토허구역 지정을 통해 왜곡된 거래가 그나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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