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기능 강화 스마트폰 '픽셀10' 공개…애플 견제

뉴욕서 '메이드 바이 구글' 열고 신제품 공개
기본 모델 799달러부터…한국선 출시 안 돼

에이드리언 로프턴(오른쪽) 구글 글로벌 제품 마케팅·브랜드 전략 부문 부사장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에서 유명 토크쇼 진행자 지미 팰런과 픽셀10 프로 폴드 스마트폰을 선보이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구글이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를 열고 최신 스마트폰 픽셀10 시리즈를 공개했다. 매년 가을 신제품을 선보여온 구글이 픽셀10 공개를 앞당긴 건 애플이 아이폰 신제품을 발표하기 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이날 신제품 발표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구글은 2023년부터 픽셀폰에 AI를 탑재하고 있다. 픽셀10 시리즈에는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 기기에 저장된 정보를 AI가 자동으로 불러와 표시해주는 '매직 큐' 기능과 화면에 보이는 내용을 실시간 설명하고 대화까지 가능한 '제미나이 라이브' 기능이 담겼다.

또 사진 장면을 설명하고, 각도와 조명을 추천하고 여러 장의 사진을 합쳐 가장 잘 나온 사진을 만드는 '카메라 코치' 기능도 탑재됐다.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XL은 다양한 소프트웨어와 AI 기술을 결합해 해상도를 최대 100배까지 확대해 몇 ㎞ 떨어진 물체의 세부 사항까지 포착할 수 있다.

접을 수 있는 '프로 폴드'에는 8인치 크기 디스플레이와 이중 충격 방지 필름, 10년 이상 사용 가능한 고강도 힌지(접히는 부분)가 적용됐다. 또 스크린을 나눠 한쪽에서 항공편을 검색하면서 다른 쪽에서는 호텔을 예약하는 등 두 개의 앱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다.

'매직 큐' 등 AI 기능에 주목, 한국엔 출시 안 해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더버지는 픽셀10 시리즈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새로운 AI 기능으로 자신이 붙여 넣고 싶은 내용을 미리 제안해 주는 매직 큐를 지목했다. 예컨대 숙소 주소를 묻는 문자메시지를 받으면 매직 큐가 사용자 이메일에서 주소를 가져와 사용자가 입력하기 전 키보드 위에 띄우며 제안하는 방식이다. 항공편을 예약한 뒤 항공사에 전화를 걸면 예약한 세부 정보를 표시해 주기도 한다. IT매체 테크크런치도 "구글은 스마트폰을 통해 소비자에게 AI를 제공하는 데 있어 애플보다 앞서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은 이달 초 공개한 광고에서 "새 스마트폰을 산다면 (애플이) '곧'이라고 말하는 1년을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지금 휴대폰을 바꿀 것인지 생각해 보라"며 애플의 시리(Siri) 업데이트 지연을 겨냥한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이는 애플의 신제품 발표를 앞두고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가격은 기본 모델의 경우 지난해와 같은 799달러(약 111만 원)에 책정됐다. 프로 모델은 999달러(약 139만 원), 프로XL과 프로 폴드는 각각 1,199달러(약 167만 원)와 1,799달러(약 251만 원)부터 시작한다. 다만 구글 픽셀폰은 한국 시장에는 공식 출시되지 않는다.

실리콘밸리=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