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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침대 소비자들, 대진침대 상대 손배소 2심 잇따라 승소

조선일보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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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지난달 “대진침대, 위자료 줘야” 첫 판단
서울고법, 1심 뒤집고 위자료 100만원씩 인정
라돈이 검출된 대진 대 매트리스가 수거된 채 쌓여있는 모습. /조선DB

라돈이 검출된 대진 대 매트리스가 수거된 채 쌓여있는 모습. /조선DB


방사성 물질 ‘라돈’이 검출된 침대를 제조·판매한 ‘대진침대’가 매트리스 구매자들에게 정신적 피해 위자료 100만원씩을 지급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21일 잇따라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인겸)는 이날 장모씨 등 343명이 대진침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대진침대가 1인당 100만원의 위자료와 매트리스 구매가격 등 총 3억6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곽모씨 등 다른 소비자 30명이 낸 소송에서도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매트리스를 수년간 사용해오면서 방사능 노출 가능성에 대한 어떤 경고도 받지 못한 상태로 가장 편안하고 안전해야 할 침실에서 안전기준을 초과한 피폭을 당했다”며 “이들의 정신적 손해를 각 100만원으로 인정한다”고 했다. 다만 손해배상 기준을 통일하기 위해 가족이나 동거인을 제외하고 매트리스를 직접 구매한 사람에게만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했다.

두 사건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은 2023년 11월 나온 1심에서는 패소했지만 항소심에서 청구액의 50%를 인정받게 됐다. 판결이 뒤집힌 것은 최근 대법원 판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달 3일 다른 대진침대 구매자들이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한 사람 당 100만원의 위자료와 매트리스 비용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대법원은 “매트리스를 정상적으로 사용하던 중 독성 물질에 노출된 피해자에게 현실적으로 질병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사회 통념에 비춰 피해자가 정신상 고통을 입었다면 위자료를 인정할 수 있다”고 했다.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대진침대가 판매한 매트리스에서 방사성 물질인 라돈이 다량 검출됐다는 언론 보도가 발단이 됐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물질로 폐암의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가 대진침대 매트리스의 방사선 피폭선량이 기준치의 최대 9배를 넘어섰다며 7종에 대해 수거 명령을 내렸다.

이에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구매한 소비자들은 암 발병 등 피해와 정신적 고통을 겪었다며 동시다발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대진침대 대표 등을 업무상과실치상·사기 등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으나 검찰은 2020년 1월 “침대 사용과 폐암 등의 발생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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