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암댐.(뉴스1 DB) |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극심한 가뭄으로 20일 세대별 계량기를 최대 50% 잠그는 '제한급수'에 돌입한 강원 강릉의 상황을 바라본 일부 전문가들은 인접한 평창의 도암댐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나 도암댐은 수질오염 문제로 2001년 발전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김홍규 강릉시장도 지난 19일 가뭄 대응 관련 기자회견에서 "도암댐은 수질과 수온 문제로 생활·농업용수 전환에 어려움이 있다"고 손사래 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도암댐의 수질을 개선해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현재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물은 생활용수로만 사용하는 등 오봉댐의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창근 가톨릭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만성적 물 부족 도시'였던 속초시에 '2차 지하댐' 건설을 제안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실제 민선 7기 속초는 지난 2021년 '쌍천 지하댐' 건설을 통해 물 부족 문제를 상당 부분 해소했다.
박 교수는 강릉 물 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도암댐 활용’을 제안했다.
그는 “도암댐은 원래 강릉 수력발전을 위해 건설됐지만 10여 년째 방치돼 있다"며 "수질 문제가 거론되지만 이는 정화 과정을 거치면 해결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암댐 발전 수익이 발생하면, 유지관리비를 제외한 수익을 강릉·정선·영월 등 지역 환경 개선과 수질 개선에 환원하는 방법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 성산면 오봉리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뉴스1 DB) ⓒ News1 윤왕근 기자 |
그러나 강릉 공직사회는 물론 시민들 역시 수질오염 논란이 있었던 도암댐의 수질을 믿고 먹을 수 없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1991년부터 발전을 시작한 도암댐은 원래 농업용수가 주 목적이었으나, 1980년대 이후 강릉 등 동해안과 중부권역의 생활·공업용수 공급원으로 전환됐다. 석회암과 광산이 많은 중부동해안 지역 특성상 관련 오염원이 댐으로 유입됐고, 수심이 깊고 체류시간이 긴 탓에 여름철 녹조가 퍼지기 십상이었다.
1990년대 강릉과 동해에선 도암댐 원수 사용 정수장에서 악취와 흙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폭증하는 등 해당 지역 주민들에겐 기억이 좋지 않은 댐이다. 다만 만성적 물 부족을 겪고 있는 강릉 등 동해안엔 저수량만 3000만 톤에 이르는 도암댐이 눈에 아른거리는 상황이다.
박 교수는 "도암댐의 물을 시민의 생활용수로 사용는 것이 아닌 농업·공업용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라며 "농업용수는 4급수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론 수질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며 "이후 깨끗한 오봉저수지 물은 생활용수로, 수질 개선된 도암댐 물은 농업용수로 쓰면 된다"고 조언했다.
극심한 가뭄으로 식수난을 겪고있는 강원 강릉시가 세대별 계량기를 최대 50% 잠그는 '제한급수' 조치를 실시한 20일 오전 홍제동의 한 주택을 찾은 수도 검침원이 계량기 밸브를 절반으로 조절하고 있다. 2025.8.20/뉴스1 윤왕근 기자 |
강릉시가 2027년까지 건설하겠다고 밝힌 '연곡 지하댐'에 대해선 "연곡은 평야 지형으로 물이 쉽게 퍼지기 때문에 쌍천 같은 협곡형 지하댐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며 “하천 상류에 적절한 부지가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강릉이 매년 반복되는 물 부족 문제에서 벗어나려면 지하댐 건설도 필요하지만, 도암댐 등 기존 자원의 활용 가능성 등 종합적 수자원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오전 9시부터 강릉 홍제정수장 급수구역 전역(주문진읍·연곡면·왕산면 제외)에 11만 4000여세대에 대한 '제한급수'가 시행됐다. 이에 시는 동 주민센터 직원과 이통장, 그리고 동별로 배치된 상하수도사업소 검침원들을 현장에 투입, 직접 세대를 방문하거나 안내를 통해 밸브 개도율을 50% 잠그고, 물 절약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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