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회동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
미국과 유럽, 우크라이나가 구체적인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책을 마련하기 위한 협의에 착수한 가운데 1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관여 정도에 대해 19일 ‘지상군 투입은 안된다. 공중 지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이튿날인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병하지는 않겠지만, 유럽 연합군이 주둔할 경우 공중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대통령이고, 여러분에게 보장한다. 미국 지상군은 우크라이나에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공중에서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강화된 우크라이나 군이 제1방어선을 맡고,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하는 ‘의지의 연합’에 속한 다국적 병력이 러시아의 공격 가능성이 있는 공항이나 군사 거점 등 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에 배치되며, 미국이 정보 및 공중 방어를 지원하는 형태가 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공중지원이란 우크라이나 외부에 전투기, 정찰드론 등을 배치해 유럽군을 보호하거나 수송기를 이용해 유럽군 병력과 장비를 운송하는 등의 지원을 뜻하는 거로 보인다. 지상 배치형 방공 시스템을 제공하며, 군사 정보를 공유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정도 지원으로 유럽군이 러시아군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할 수 있는지다. 독일·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병력이 공격받을 경우 미군이 개입할 수 있다는 보장, 즉 ‘미국의 백스톱(backstop)’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파병을 주저하고 있다. 싱크탱크 랜드 유럽의 부국장 제임스 블랙은 월스트리트저널에 “(‘미국의 백스톱’ 없이)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억제하거나 우크라이나를 안심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긴 어렵다”며 “유럽 군대는 러시아와의 갈등을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물류, 정보 수집, 사이버 안보 기술, 그리고 대규모 정밀 미사일 능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백악관 고위 인사는 전날 폴리티코에 “미국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한계선은 없다. 합의를 위해 마지막 조각으로 필요하다면 미국이 평화유지군에 참여할 수도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미국과 유럽 당국자들은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책 수립에 본격 착수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 논의는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이 주도하는 위원회에서 다뤄진다. 위원회에는 우크라이나 및 유럽 국가들의 국가안보 보좌관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현재 실질적 초안 작성을 위한 협의가 시작됐다. 우크라이나 고위 인사는 “며칠간 해가 뜰 때부터 질 때까지 안전 보장 작업에 매달릴 것”이라며 “이번 주가 끝나기 전에 구조가 어느 정도 구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안보 보장 계획에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조약 제5조를 본뜬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어 약속이 포함될 수 있는데, 이는 한 회원국에 대한 공격을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조항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안전 보장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향후 15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프랑스 방송 엘시아이(LCI)와 인터뷰에서 “안전 보장과 관련한 사전 작업이 많다”며 “미국과 협의를 마무리하고 실제적인 안보 보장을 구성하기 위해 앞으로 15일이 결정적 시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국·프랑스·독일·튀르키예 등 여러 국가가 전선이 아닌, 도발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하늘과 바다, 육상에서 ‘안심 작전’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유럽의 안전 보장책을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한다”는 트럼프 대통령 공언과 달리 러시아는 나토 회원국들이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견하는 구상에 반대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나토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병력 파병 시나리오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이러한 조처는 통제 불가능한 분쟁의 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알래스카 회담에서 안보 보장 원칙 자체에는 협상 여지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때 중국을 보장국 후보 중 하나로 언급했다고 알려졌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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