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부·장 강자 일본, 파운드리까지 넘봐
민·관 합동 라피더스 중심 남다른 속도감 주목
韓은 지원 밑그림만…체감 있는 지원 이뤄져야
과거 메모리 경쟁에서 도태되며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도가 크지 않았던 일본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메모리 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또 한번의 폭발적인 성장하고 있는 것과 맞물리는데요. 소재·장비·부품 중요성도 덩달아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시장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고 있어섭니다. 게다가 그간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던 메모리 혹은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은 민간과 정부가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본의 행보를 두고 경계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역시 민관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의 속도감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민·관 합동 라피더스 중심 남다른 속도감 주목
韓은 지원 밑그림만…체감 있는 지원 이뤄져야
과거 메모리 경쟁에서 도태되며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도가 크지 않았던 일본이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메모리 산업을 중심으로 반도체 시장이 또 한번의 폭발적인 성장하고 있는 것과 맞물리는데요. 소재·장비·부품 중요성도 덩달아 커지면서 일본 기업들의 시장 지위가 더욱 확고해지고 있어섭니다. 게다가 그간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던 메모리 혹은 위탁생산(파운드리) 부문은 민간과 정부가 적극적인 협력을 바탕으로 진출을 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강국이라 자부하는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일본의 행보를 두고 경계감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역시 민관이 반도체 산업 경쟁력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의 속도감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日 민관 합세 라피더스에 심상치 않은 경계감
일본은 과거 반도체 강국이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D램, 반도체 소재·장비·부품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압도적인 경쟁력일 보여줬죠. 현재 반도체 시장이 산업에 참여한 국가들의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과 비교해 모든 제조 공정을 나홀로 소화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1985년에는 인텔이 일본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뒤쳐지면서 D램 사업에서 철수하기도 했고요. 미국이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협정을 체결한 것은 당시 일본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하지만 이들의 협정 이후 일본은 D램 분야에서 경쟁력을 점점 잃어갑니다. 그 사이 우리나라와 대만이 약진하면서 반도체 시장의 판도가 완전히 뒤집어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반도체 경쟁력은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핵심인 D램이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는 뒤쳐졌을 지언정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가장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해 왔거든요.
반도체 공정에 들어가는 전체 소재 중 50%가량을 일본이 공급하고 있고요. 일부 핵심 장비 역시 일본 기업들이 글로벌 1위를 오랜 기간 수성 중이죠.
인공지능(AI)의 열풍으로 반도체 산업이 경제를 넘어 국가 안보의 핵심으로 더욱 부각 되자 일본 정부 역시 정책을 재정립합니다. 더이상 소재·부품·장비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의지였죠.
이를 위해 파운드리 절대강자 TSMC에게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며 일본 구마모토에 생산시설을 갖춥니다. 지난해에는 약 10조엔(94조원)가량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밝히기도 했죠. 우리나라가 반도체, 이차전지, AI 등 첨단전략산업 투자하거나 예정인 금액이 83조원 규모란 점을 고려하면 우리보다 더욱 적극적이라는 평갑니다.
특히 일본 정부와 민간 기업들이 함께 만든 라피더스가 선봉에 서 있습니다. 라피더스는 일본 정부와 도요타, 소니, NTT, 소프트뱅크, 미쓰비시UFJ, 키옥시아 등 일본 대기업들이 출자해 만든 반도체 회사입니다. 라피더스는 오는 2027년까지 2나노 로직 반도체 양산을 목표로 하면서 일본판 TSMC가 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습니다.
일본에 주재하고 있는 한 기업 관계자는 "라피더스는 정부와 대기업들의 천문학적인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라며 "일본에서는 총력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전과 비교하기 힘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라피더스 설립 자체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게 대표적이다. 정부가 함께 나서는 데도 관료 중심의 더딘 의사결정이 없었을 정도"라고 전했습니다.
日, 반도체 '올-인-원' 노려…판 바꿀 가능성
현재 반도체 산업은 여러 국가의 인프라를 함께 사용하는 다국적 협력을 기반으로 합니다. 소재, 부품, 장비 조달부터 설계, 생산까지 담당 국가가 다양하다고 표현할 수 있죠.
반도체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엔비디아의 AI가속기를 예로 들어볼까요. 설계는 미국 엔비디아가 핵심 메모리는 우리나라의 고대역폭메모리 SK하이닉스가, 생산은 대만의 TSMC가 하는 방식이죠. 각각 공정에서 사용되는 소재, 부품, 장비로 범주를 넓히면 더욱 다채롭습니다.
라피더스가 2나노 로직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다면 일본은 공정 대부분이 일본에서 이뤄지게 됩니다. 이미 소재·부품·장비 분야에서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춘 상황에서 라피더스가 2나노 로직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다면 파운드리 경쟁력까지 갖춘다는 의미입니다. 반도체 핵심 소재와 장비, 최종 제품 공정 인프라 등의 밸류체인을 하나의 국가에서 소화할 수 있는 겁니다.
물론 양산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단기간 내에 시장 판도를 바꾸기는 어려울 거란 관측도 있습니다. 반도체의 민감도, 섬세함 등을 고려하면 안정적인 수율 확보, 생산 인프라 등을 유지하기 위한 고객 유치 등이 신규 시장 참여자에게는 매우 높은 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죠.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은 기술 경쟁력, 가격 경쟁력 등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랜 기간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해 왔느냐에 대한 신뢰도도 매우 중요하다"라며 "라피더스는 이제 막 시장에 참여하는 만큼 고객사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일본 정부의 천문학적 보조금을 바탕으로 라피더스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데다가, 일본 정부는 물론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라피더스 설립에 참여한 만큼 이들이 주요 고객으로 나설 수 있다는 점이 변수입니다.
라피더스 설립에 참여한 기업들이 일본 내수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하는 기업들이란 점을 고려하면 이들의 라피더스 제품 활용은 기술 경쟁력과 제품 신뢰를 간접적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 가격에 더해 기술 신뢰와 안정성을 단기간에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우리나라, 언제까지 밑그림만
최근 반도체에 대한 지원이 강화되고 있는 건 비단 일본의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미국은 관세 무기를 앞세워 자국 내 반도체 인프라 확보에 주력하고 있고요. 중국, 대만, 유럽연합 등도 반도체 밸류 체인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막대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죠.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이긴 합니다만 최근에는 우려도 나옵니다. 정책의 방향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우리도 적극적인 투자 지원책이 마련됐고 막대한 투자 규모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듭니다. 하지만 이를 수행하기 위한 제도 역시 뒷받침 돼야하는데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전언입니다.
반도체 특별법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연구·개발(R&D)인력에 대한 주 52시간 근무 예외 조항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좀처럼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게 대표적이죠.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한 고위 관계자는 "대규모 투자책이 발표된 지 오래됐는데 이후 발표되는 법인세 인상, 직접 보조금 지급 등은 추진되지 못하면서 기존 투자 계획 등이 희석될 것이란 우려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반도체 특별법 뿐만 아니라 인력 확보를 위한 방안 등도 매우 신속하게 지원해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지 않겠느냐고 일침하기도 했는데요.
그는 "국가 핵심 전략으로 지정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으면 속도감 있는 행정절차를 통해 기업들이 빠르게 체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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