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영동중학교 급식 사진 |
지난해 5월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에 부실급식 논란이 불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급식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당시 사진에는 순대 채소볶음과 포기김치, 콩나물 김치찌개만 놓여 있었다. 이날 원래 제공되기로 한 메뉴에도 칼슘찹쌀밥, 순대야채볶음, 두부김치찌개, 포기김치·유산균요구르트로 기록돼 있었다.
부실급식의 원인은 인력난이었다. 이 학교의 전교생은 1000여 명이 넘지만 급식실 조리인력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전체 종사자는 7명으로, 정원(9명)을 채우지 못했다.
서울 서초구가 급식실 만성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관내 45개 초·중·교등학교에서 급식 식판 등 식기류 외부 세척 지원금을 일괄 지원한다고 19일 밝혔다. 급식실 종사자를 구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전 학교에 식기류 외부 세척 지원비용을 일괄 지급하는 것은 서초구가 서울에서 처음이다.
‘급식 식기류 렌탈·세척’을 외부 전문업체에 맡기면 급식에 필요한 식판과 수저세트를 별도로 구매할 필요없이 빌려 사용할 수 있다. 또 업체가 매일 식기를 수거해 살균·세척한 후 배송하기 때문에 급식실 종사자가 세척업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
서초구 관계자는 전화통화에서 “서초구에는 총 52개의 초·중·고교가 있는데 이 중 이미 외주업체에 세척용역을 맡긴 7곳을 제외한 나머지 학교에 일괄 사업비 1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초구 관내 학교 급식실 종사자 인력난은 지역적 특성에 따른 영향이 크다. 관내 학교는 대부분 학생 수가 과밀 또는 초과밀 상태다. 종사자들의 업무량도 타 학교에 비해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종사자 대부분이 서초구 외 타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 출퇴근 동선이 긴 것도 서초·강남지역 학교 급식실 종사자 인력난을 가속화시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구 관계자는 “종사자분들이 받는 급여에 비해 업무량이나 출퇴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으니 인력난이 불가피한 점이 분명히 있다”고 설명했다. 서초·강남 지역은 학교 정규직 급식 조리종사원은 대부분 30% 가량 결원인 상태다. 중도 퇴사율도 높다.
구는 종사자들에게 별도의 격무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고려했지만 노사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 수저가 학생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서초구는 대신 식기세척 업무를 덜어주는 방법을 택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023년 학교 조리실 영양교사와 종사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종사자들은 ‘세척작업’을 가장 힘든 업무로 꼽기도 했다. 세척업무는 무거운 식판 등을 식기세척기에 옮기고 애벌세척부터 소독까지 하는 과정에서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우려가 크다.
구는 우선 올해는 전 학교에 지원비용을 일괄 지급하고, 사업결과를 평가해 학교별 규모와 수요, 예산 등에 따른 지원방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이번 사업을 급식현장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면서 서초구 학생들이 ‘휑한 식판’이 아닌, 언제나 기다려지는 ‘맛있고 든든한 한 끼 식사’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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