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이탈한 아동·청소년이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19일 나타났다. /world Government Summit |
북한에서 이탈한 아동·청소년이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의료 환경이 북한보다 낫다는 점에서 예상 밖의 결과이다. 전문가들은 사회·정치적 환경이 크게 달라 초기 이주 과정에서 부정적 경험을 겪기 쉽다는 점이 정신 건강에 위험 요인이라고 본다.
강동경희대병원 홍민하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진은 “사회·정치적 요인으로 이들의 정신 건강이 취약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의사협회지(JAMA) 네트워크’에 지난 5월 29일 게재됐다.
연구진은 북한에서 이탈한 1~18세 1618명과 국내 1~18세 30만8927명의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 청구 자료를 2005년부터 2021년까지 분석했다. 그 결과 북한 이탈 아동·청소년은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이 1.3배 높았다.
북한에서 이탈한 아동·청소년은 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ADHD), 우울 장애, 불안 장애를 겪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심하면 원인 모를 신체 고통이 반복되고 일부 경험에 대한 기억을 잃을 수 있다.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는 산만하고 주의력이 부족해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연구진은 북한 이탈 아동·청소년이 국내에 정착하면 정신 건강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의료 환경이 북한보다 낫기 때문이다. 그런데 북한 이탈 아동·청소년은 시간이 지나도 정신질환이 발생할 위험이 국내 아동·청소년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초기 이주 과정에서의 부정적인 경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 이탈 주민은 2003년 기준 3만4000명 있다. 홍민하 교수는 “북한 이탈 아동·청소년은 언어가 같아도 전혀 다른 사회·정치적 환경에서 성장했기 때문에 정신 건강 측면에서 누적된 취약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북한 이탈 아동·청소년을 위한 정책 수립 근거로 이번 연구 자료를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참고 자료
JAMA Network(2025) : https://jamanetwork.com/journals/jamanetworkopen/fullarticle/2834552?resultClick=3
홍다영 기자(hd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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