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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의 News English]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하는 웅변대회

조선일보 윤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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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최정진

일러스트=최정진


“베트남 국민은 ‘우리는 한 민족’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한국 사람들은 ‘우리’라고 부를 수 있습니까?”(베트남 연사) “우리나라보다 못살았던 한국을 세계 강국으로 만든 ‘교육의 힘’을 꼭 배우겠습니다.”(에티오피아) “‘파이팅’이라고 해서 진짜 싸우자는 줄 알았습니다. 알고 보니 ‘삶과 싸우자’는 의미더군요.”(미얀마)

지난 14일 베트남 호찌민국립대 강당. 제29회 세계한국어웅변대회에 출전한 각국 연사들이 저마다 열변을 토했다(deliver passionate speeches). “한반도 평화통일(peaceful reunification)을 위해선 세대 통합(generational integration)이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부터 “사랑은 연필이 아니라 진한 잉크로 쓰자”는 제안까지 유창한 한국어로 거침없이 웅변했다(speak eloquently in fluent Korean).

한국과 베트남뿐 아니라 프랑스·우즈베키스탄·인도네시아·영국·일본·중국 등 24국 대표 총 226명이 참가했다. 연사들은 한국에 대한 애정(affection)과 신랄한 지적(acerbic critique) 등 다양한 주제로 그동안 연마한(hone over time) 한국어 웅변 실력을 겨뤘고, 대상인 대통령상은 한국 연사 조인숙(69)씨가 수상했다.

이 대회는 호주·싱가포르·말레이시아·일본·인도·필리핀·태국 등 세계 각국을 순회하며 개최돼 왔다. 2005년 중국에서 열린 제10회 대회엔 당시 100세이던 일본인과 조총련 대표 여고생이 참가해 화제가 되기도(draw attention) 했다. 2019년 일본 대회에선 인도 대학생이 외국인 연사로는 최초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2023년 싱가포르 대회에서는 에티오피아의 한국전쟁 참전 용사 손녀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해 감회를 새롭게 하기도(evoke deep reflection) 했다.

29년째 이어져 온 이 대회의 산파 역할을 한(play the role of midwife) 이는 한국스피치웅변협회 김경석 회장이다. 1993년 중국 연변 조선족 자치주를 방문했다가 북한말 쓰는 걸 보고 서울 표준어를 보급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이 계기가 됐다(become the catalyst). 이후 조선족 단체들과 자매결연을 맺고(establish sisterhood relationships) 8회에 걸쳐 ‘우리말 웅변대회’를 개최했고, 연변TV 중계방송을 통해 조선족 사이에 서울 표준어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1997년에는 ‘세계 한민족 우리말 웅변대회’로 외연을 확장했고(broaden its scope), 2004년엔 ‘세계 한국어 웅변대회’로 개칭하면서 외국인에게도 문호를 개방했다(open participation to foreigners as well). 이와 함께 왕복 항공료(round-trip airfare)와 2박 3일 숙박(accommodation)을 제공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부담 없는 참여를 도왔다.


내년 제30회 대회는 여주 세종대왕릉 입구 야외 무대(outdoor stage)에서 열릴 예정이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 영전에서 세계 30국 대표들이 K스피치 향연을 펼친다(showcase a feast of K-speech).

이번 대회에 참가한 동티모르 연사는 힘주어 외쳤다. “한국인 여러분! 세계화된 한국어 ‘글로리안(Global+Korean)’ 더듬대는 외국인 만나면 ‘한국어가 이렇게 사랑받고 있구나’ 하며 따뜻하게 맞아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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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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