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으로 출근하며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원민경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8일 “차별금지법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의 국무위원 후보자 가운데 처음으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발언이 나온 것이다. 원 후보자의 발언이 차별금지법 입법을 위한 공론장을 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원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은 불합리한 차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보호할 구제 수단이 마련된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과 의미가 매우 크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기본권 보장이라는 헌법적 가치에서 논의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별 시정과 해소에 노력해온 국가인권위와 협력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입장 표명은 직전에 낙마한 강선우 후보자는 물론이고 여당의 유보적 태도에 견줘 진일보한 것이다. ‘갑질 논란’으로 사퇴한 강 전 후보자는 “국민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며 논의를 회피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한달 기자회견에서 “민생과 경제가 더 시급하다”는 이유로 입장 표명을 꺼렸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자신이 처벌받는 것 아닌가 하는 절박한 반대 목소리가 있다”는 몰이해를 드러내기도 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헌법에 보장된 평등권 실현을 위해 성별과 장애, 나이, 인종, 성적 지향, 학력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각각의 개별법에서 다루는 차별금지 조항의 한계를 뛰어넘는 사회 전반의 규범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한국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해 왔고, 갈수록 혐오범죄가 심각해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시급한 입법 과제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차별금지법은 2007년 국회에 첫 법안이 발의된 이후 여태껏 공론장에 제대로 오른 적이 없다.
물론 그동안 논의가 진척되지 않은 데는 보수 개신교계의 논리를 그대로 차용한 보수정당(국민의힘)의 책임이 더 크다 할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도 김문수 후보는 “(차별금지법이 시행되면) 조두순(아동 성범죄자)이 초등학교 수위를 한다고 해도 못 막는다”는 식의 왜곡된 발언을 유포했다. 차별금지법이 만들어지면 다른 법 규정은 효력이 사라지는 양 흑색선전을 벌인 것이다. 민주당도 ‘나중에’ 논의할 의제라는 미온적 태도로 일관해 입법 논의가 진전을 못 본 것이다. 국무위원 후보자의 발언을 계기로 정부와 정치권은 입법 논의를 ‘지금’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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