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어도비 서밋 2025 행사 현장./조선DB |
인공지능(AI) 기술이 전통 소프트웨어를 삼키고 있다. AI가 기존 소프트웨어를 대체하면서 점점 쓸모가 없어지는 데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부어도 정작 제대로 된 성과는 나오지 않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한 것이다.
최근 이런 상황을 극명히 보여주는 게 포토샵으로 유명한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어도비다. AI 기반 이미지 생성 도구인 ‘미드저니’ ‘달리’ 같은 서비스들이 등장하면서 독점적이던 포토샵의 기존 지위가 위협받고 있다. 예전에는 사진을 수정하려면 전문적인 편집 기술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에 간단한 프롬프팅만으로도 이미지 편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해 어도비는 ‘파이어플라이’라는 자체 AI 도구를 출시했지만 이미 훨씬 저렴하거나 무료인 AI 이미지 툴이 많이 출시되어 있어 시장 관심을 받지 못했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어도비는 예상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 시장조사 업체 멜리우스 리서치는 최근 어도비 주식 평가를 보유에서 매도로 낮추고, 목표가도 400달러에서 310달러로 하향 조정하며 “파이어플라이는 수익 창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체제가 있는 상황에서 돈을 더 많이 내고 쓸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도비 주가는 올 들어 20%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의 개발자이자 투자자인 마크 앤드리슨은 2011년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삼키고 있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고 했는데, 이제는 “AI가 소프트웨어를 집어삼키는(AI is eating software)” 세상이 온 것이다.
어도비 외에도 기업 관리 소프트웨어 및 설루션을 제공하는 세일즈포스나 워크데이, 세이지(sage) 등과 3D 설계·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기업 다쏘시스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트레이딩뷰는 전했다. 그러면서 “AI 도구가 더 빠르고, 더 저렴하며, 더 강력해지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제품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했다.
[최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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