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은경 기자] “찰스 다윈은 과거 ‘적자생존’(survival of the fittest)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틀림없이 AI(인공지능)라는 단어를 덧붙였을 것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환경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았다면 이제는 ‘AI에 가장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을 수 있다’(survival of the AI fittest)라는 의미다.
곽노정 사장은 지난 2016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갑작스러운 죽음(Sudden Death)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지난 9년은 이 말씀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입증하는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 개회사에서 이같이 말했다. 과거에는 환경에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았다면 이제는 ‘AI에 가장 잘 적응한 자가 살아남을 수 있다’(survival of the AI fittest)라는 의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사진=김은경 기자) |
곽노정 사장은 지난 2016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근본적인 변화가 없으면 갑작스러운 죽음(Sudden Death)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던 발언을 언급하며 “지난 9년은 이 말씀이 얼마나 중요했는지를 입증하는 시간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2007년 애플 ‘아이폰’이 등장할 때, 2016년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컴퓨팅이 시작될 때 파괴적인 혁신이 있었지만 앞으로 AI가 가져올 혁신은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더 크고 강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특히 AI가 불러온 메모리 반도체 업계 혁신을 예로 들었다. 곽 사장은 “지난 수십 년간 계속된 범용 제품이라는 틀에서 이제 커스터마이징으로 바뀌고 있다”며 “시장을 정확히 예측하고 제조 공정 효율성을 높이는 일도 AI에 의해 경쟁력을 평가받고 사업 성패까지 좌우되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AI 시대 SK하이닉스의 경쟁력에 대해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오늘날 AI 시대에 주목받는 기업이 바로 SK하이닉스”라며 “20여 년 전 존폐 위기까지 몰렸던 하이닉스가 SK를 만나 완전히 새롭게 바뀌었다”고 했다.
곽노정 사장은 형광등을 하나씩 빼며 전기료를 줄이고 사내 식당 냅킨을 아끼기 위해 전 사원이 ‘손수건 가지고 다니기 운동’을 하며 임직원들은 무급휴가를 쓰고 급여를 반납해야 했던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세계 최초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은 SK와 손잡은 이듬해 이뤄낸 성과였다”며 “그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SK가 단기 성과에 매몰되지 않고 과감히 미래 투자를 지속했기에 오늘의 HBM 신화가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12년 경영난에 시달리던 하이닉스를 과감하게 인수하며 오늘날 SK하이닉스를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최 회장은 회사 인수에 이어 적극적인 자금 투입을 통해 투자 여력을 확보했고 채권단 체제하에서 여의치 않았던 대규모 장비와 설비 투자를 본격화했다.
미래 기술과 시장 변화를 내다보며 장기적 관점의 혁신에 집중하는 최태원 회장의 선구안과 리더십이 있었기에 오늘의 SK하이닉스가 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경쟁사들이 단기 실적에 집착할 때 SK하이닉스는 AI 등 첨단 반도체 분야, 특히 HBM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며 글로벌 AI·첨단 반도체 산업의 선두 주자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이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곽노정 사장은 SK그룹 특유의 ‘수펙스(SUPEX·Super Excellent Level)’ 추구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수펙스는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을 지향한다는 그 자체의 뜻을 넘어 끊임없는 혁신과 개선을 지속하자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수펙스 추구 정신이 오늘날의 SK를 만들고 앞으로의 SK를 만들어 나갈 것임을 강조했다.
곽 사장은 이어 사자성어 ‘지불시도(智不是道)’를 언급하며 “아는 것이 다 길이 되는 건 아니다”라며 “아는 것을 깊이 몸속으로 받아들이고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와 노력이 길을 만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곽노정 사장은 “AI 시대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며 엄청난 크기의 변화에 두려움을 느낀다”면서도 “문 닫을 위기를 겪어내면서도 HBM을 만든 SK하이닉스는 결국 어려움을 헤쳐 나가고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개회사를 마무리했다.
이천포럼은 SK그룹의 대표 변화추진 플랫폼으로, 최태원 SK 회장 등 그룹 주요 경영진 및 구성원들은 오는 20일까지 AI 혁신, 디지털전환(DT), SK고유 경영체계인 SKMS 실천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18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SK 이천포럼’ 행사장으로 입장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행사장에는 최 회장과 최재원 수석부회장,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한 계열사 주요 경영진과 학계 및 업계 전문가 등 250여명이 차례로 입장했다. 최태원 회장은 앞으로의 방미 계획 등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 별도 언급 없이 행사장으로 들어섰다. 이석희 SK온 사장은 입장 전 “회사가 제조 AI 관련 많은 활동을 하고 있어 공부하고 고민하는 좋은 시간을 갖겠다”고 했다.
SK그룹은 AI 시대에 맞춰 발빠른 행보를 보이며 SK하이닉스에 이어 미래 AI 시대의 또 다른 ‘전략적 결실’을 맺기 위해 노력 중이다. 최 회장은 연초 신년사에서 그룹 미래 도약의 원동력으로 ‘AI’를 꼽으며 “AI 산업의 급성장에 따른 글로벌 산업구조와 시장 재편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며, AI를 활용해 본원적 사업 역량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