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병원의 의료진 모습. 연합뉴스 |
1년6개월 동안 전공의가 병원을 떠나는 등 의료 공백이 길어지면서 의료 현장에서 적잖은 변화도 생겼다. 전공의 의존도가 높던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으로 전환하는 정책이 추진됐고, 그동안 음성적으로 운영돼오던 진료지원(PA) 간호사도 합법화됐다. 하지만 복귀 전공의와 어떻게 의료 현장에서 업무 조정을 할지 대책이 부족해 혼란이 예상된다.
전공의들이 수련병원을 사직하며 의료 인력에 공백이 생기자, 상급종합병원에서 당장 일할 의료인이 없어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때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이다. 전공의 대신 전문의를 중심으로 중증·응급·희귀질환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중증 진료 비율을 높였다. 병상을 과도하게 늘려 진료량을 늘리는 대신 의료의 질을 개선할 수 있도록 일반 병상을 5~15% 감축하는 내용도 추진됐다. 수도권의 상급종합병원(3차병원)이 1·2차병원과 지역 병원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는 경증 환자까지 빨아들인다는 지적을 반영한 정책이다. 정부는 이런 구조 전환을 위해 건강보험 재정을 연간 3조3천억원, 3년간 총 10조원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재명 정부도 국정과제를 통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과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전공의 공백을 메우고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음성적으로 운영돼오던 피에이 간호사도 합법화됐다. 피에이 간호사는 수술 보조, 드레싱, 튜브 삽관·발관 등 의사를 도와 수술·진료를 일부 도맡아 해왔다. 정부는 불법 논란이 있었던 피에이 간호사 업무를 제도로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했고, 간호법을 제정해 법적 근거를 만들었다.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2월 기준 1만명이던 피에이 간호사는 같은 해 7월 1만6천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전공의 복귀를 앞두고 달라진 의료 현장을 어떻게 조정해나갈지는 과제로 남았다. 전공의들이 설 자리가 줄었지만, 미래의 숙련된 전문의를 키우기 위해 수련병원이 제대로 된 전공의 수련도 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정형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은 “피에이 간호사가 수술·진료에서 많은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는 초고난이도의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의사만 양성하면 그만인 상황”이라며 “중등도 환자 진료 등 중간 단계 교육을 거쳐 숙련, 초고도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 과정을 얼마나 수련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정부가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을 두고 보완책 마련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정승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보건의료위원(한양대 의대 교수)은 “정부 정책에 맞춰 중증 환자 비율을 늘리기 위해 일반 환자를 중증으로 둔갑시키는 편법도 일어나고 있다. 제대로 된 통제 시스템이 없다”고 말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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