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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출동 후 우울증 앓던 소방대원, ‘미안하다’ 메모 남기고 실종

동아일보 김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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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A 씨. A 씨 가족 제공

실종된 A 씨. A 씨 가족 제공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에 투입된 뒤 우울증을 앓아온 30대 소방대원이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에 나섰다.

17일 인천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인천의 한 소방서 소속 A 씨(30)는 10일 휴대전화에 ‘가족과 친구들에게 떳떳하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뒤 일주일이 넘도록 연락이 두절됐다.

A씨는 10일 오전 2시쯤 제2경인고속도로 남인천 요금소(TG)를 통과한 뒤 갓길에 차량을 세워둔 채 사라진 것으로 전해졌다. 차 안에서는 휴대전화와 지갑 등 소지품이 발견됐다고 한다. 휴대전화의 마지막 위치 신호는 인천 남동구 서창동 인근에서 잡혔다.

A씨는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현장 지원에 나선 뒤 우울증 진단을 받고 치료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그는 “응급환자를 위치시켜야 하는 공간까지 사망한 분들을 검은색 구역에 놓는 일이 감당하기 힘들었다”며 “부모님은 내가 그 현장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힘들어했는데, 희생자 부모님 마음은 오죽할까 생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실종 신고를 접수한 뒤 수색 작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아직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가족 측도 ‘사라진 A 씨를 찾는다’라는 전단을 제작해 온·오프라인에 배포하며 수소문하고 있다.

김혜린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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