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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외교’의 위력…트럼프와 각별한 사이 된 핀란드 대통령

매일경제 김제관 기자(reteq@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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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되려고 美 유학했던 스투브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친해진 이후
트럼프와 플로리다에서 골프 즐겨
골프로 호감 산 이후 사적으로도 연락
유럽과 미국 간 외교서 중요 역할 맡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골프를 즐긴 후 함께 찍은 사진. 트루스소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이 골프를 즐긴 후 함께 찍은 사진. 트루스소셜


알렉산더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은 매일 아침 5시에 일어나 철인 3종 경기 훈련과 사우나를 즐기지만, 최근에는 또 다른 중요 스케줄이 새벽에 추가됐다. 그것은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수시로 문자 메시지와 통화를 주고받으며 예상치 못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일이다.

57세의 스투브 대통령은 얼핏 보면 트럼프 대통령과 공통접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5개 국어를 구사하는 스투브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옹호하고, 러시아의 위협에 대해 경고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스투브 대통령을 묶어준 요소는 바로 ‘골프’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전했다. 약 5개월 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골프장에서 시작된 트럼프와의 골프 미팅이 스투브 대통령을 미국과 유럽 간 비공개 채널 역할로 끌어올렸고, 유럽이 러시아 문제에 관해 미국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핵심 통로로 자리매김하게 했다고 WSJ은 설명했다.

스투브 대통령도 지난달 WSJ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유럽인들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이 생각하는 바를 트럼프에게 전달할 수 있고, 그런 다음 트럼프가 생각하는 것을 유럽 동료들에게 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측근 상원의원 소개로 골프 회동
스투브 대통령은 1980년대 프로 골퍼가 되기 위해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퍼먼대학교에 다니며 미국 정치와 국제 관계를 공부했을 정도로 골프를 좋아하고 미국에 친숙함을 갖고 있다. 그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여러 여름을 보냈으며,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1년 내내 골프를 치기도 했다.

린지 그레이엄 미국 연방 상원의원. EPA 연합뉴스

린지 그레이엄 미국 연방 상원의원. EPA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과 스투브 대통령의 인연은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으로부터 시작됐다. 스투브 대통령은 지난해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지 몇 달 후 헬싱키를 방문한 그레이엄 상원의원과 만나 골프와 미국 경험을 나누며 긴밀한 유대감을 형성했다. 스투브 대통령은 올해 2월 술자리에서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권유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언젠가 골프를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몇 주 후 스투브 대통령은 웨스트팜비치의 골프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그레이엄 상원의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골프 전설 게리 플레이어와 함께 골프를 쳤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스투브 대통령의 골프 실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첫 만남에서 두 정상은 스투브 대통령의 미국 유학 이야기와 핀란드의 경제 이야기를 나누던 와중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믿을 수 있는지 물었다. 스투브 대통령은 힘만 추구하는 러시아 지도자를 믿을 수 없다며 더 강력한 제재를 주장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스투브 대통령에게 골프 클럽 세트를 선물했다. 트루스소셜에 게시된 사진에서 두 사람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스투브 대통령과 골프 라운드가 끝난 지 몇시간 만에 N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매우 화가 났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으로, 스투브 대통령의 설득이 일정 부분 효과가 있었던 셈이라고 폴리티코는 분했다.

미국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중재 부탁하기도
이후 양국 정상은 공식적인 회의 외에도 정기적으로 문자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때로는 골프 대회에 대해 문자를 주고받기도 하고, 다른 때는 트럼프가 푸틴과 대화하기 전에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양국 정상의 접촉이 너무 빈번해져서 워싱턴에 있는 핀란드 외교관들은 워싱턴의 상황을 헬싱키에 보고하는 대신 대통령으로부터 소식을 듣는 경우가 많다고 농담을 하기도 한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AFP 연합뉴스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AFP 연합뉴스


최근 몇 주 동안에는 미국 관계자들조차 스투브 대통령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의원들은 전문가들과 협력해 러시아 제재 법안을 강화하면서 스투브 대통령에게 법안에 대해 의구심을 표명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변경 사항을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스투브 대통령이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집무실 충돌 이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귀중한 통로가 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젤렌스키 대통령은 스투브 대통령이 중요한 순간에 미국 대통령과의 연결을 구축하는 데 도움을 준 것에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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