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척추질환을 불러올 수 있지만, 거꾸로 척추질환이 비만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 게티이미지뱅크 |
복부 살이 1kg 늘면 허리 디스크가 받는 압력은 약 3~5kg, 무게로는 최대 5배 가까이 커진다. 여러 논문에서 검증된 수치다. 배 둘레가 불어나면 척추 사이 디스크가 눌리는 힘이 커지고, 결국 허리 통증이 생기는 이유다.
배가 앞으로 나오면 약해진 복근이 무게를 버티지 못해 자세도 변한다. 허리의 자연스러운 곡선이 무너지고, 척추에 실리는 하중은 더 커진다.
박종혁 분당제생병원 척추센터 과장(신경외과)은 “비만이 척추질환을 불러올 수 있지만, 거꾸로 척추질환이 비만을 만드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특히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는 요추 척추관 협착증 환자는 20~30m만 걸어도 다리 저림과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 활동이 힘들어진다. 운동량이 줄면 체중이 늘고, 심하면 당뇨 같은 성인병까지 이어진다.
박 과장은 “요추 협착증 환자의 당화혈색소 수치가 정상인보다 높은 경향이 있다”며 “허리 통증과 함께 200~300m만 걸어도 다리 통증이 발생한다면 조기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비만과 허리 통증은 서로를 부르는 ‘악순환’이다. 미국 비만학회는 체질량지수(BMI)가 25 이상이면 관절염·척추질환 예방을 위해 적극적인 체중 조절을 권고한다.
허리 건강을 지키려면 다음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
첫째, 체중 감량. 복부 지방을 줄이면 허리 부담이 줄고, 자세 변형도 예방된다. 걷기·수영·자전거 같은 유산소 운동과 플랭크 등 코어 운동이 효과적이다.
둘째, 바른 자세 유지. 비만 상태에서 허리 자세까지 무너지면 디스크 부담이 3~5배 커진다. 책상과 의자는 허리 각도가 90도가 되도록 조정하고, 컴퓨터 화면 높이도 맞춰야 한다. 무거운 물건은 허리를 숙여 들지 말고, 오래 서 있을 땐 발 받침대를 이용해 양발을 번갈아 올리는 게 좋다.
셋째, 충분한 휴식. 허리 통증이 심할 때는 무리한 운동이 오히려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걷기·수영도 통증이 있는 시기엔 피하고, 통증이 가라앉은 뒤 가벼운 활동부터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
박 과장은 “건강한 척추에는 가벼운 운동이 도움이 되지만,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무리하면 디스크 손상을 가속시킬 수 있다. 아프면 먼저 쉬고, 몸이 회복된 뒤 움직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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