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를 하고 있는 로봇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
“내가 저 로봇보다 축구는 잘하죠. 그래도 나중에 더 발전한 로봇이 나와서 우리랑 같이 운동을 한다면 재미있을 거 같아요.”
15일 오전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딩홀에서 바이쟈좡소학교 3학년 학생인 숭궈칭은 로봇들이 펼치는 스포츠 경연을 보고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다른 한 학생은 “격투기를 하는 로봇은 실력이 좋아 보였다. 발차기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인간형(휴머노이드) 로봇의 상용화와 대중화에 속도를 낸 중국은 이날부터 17일까지 세계 최초로 ‘세계인간형로봇운동회’를 연다. 베이징시와 국영미디어회사인 중국중앙방송총국(CMG·차이나미디어그룹) 등이 공동 주최한 이번 운동회에는 16개 나라, 280개 팀이 참가하고 500여대의 인간형 로봇이 여러 종목의 경기를 치른다.
1500m 달리기 경기를 치르고 있는 인간형 로봇.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
운동회라고 이름 붙인 이번 행사에는 스포츠부터 실생활 적응 실력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기능을 겨룬다. 경쟁 분야는 크게 경기·퍼포먼스·시나리오 부문으로 나뉜다. 경기 부문은 100m·400m·1500m 달리기와 400m 계주, 100m 장애물달리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체조, 3:3·5:5 축구 등을 포함했다. 단체 무술과 댄스 등 퍼포먼스 부문에선 인간형 로봇의 실시간 협동·제어 능력 및 군체 협동 능력을 평가한다. 물류 운반 및 정리, 채소 따기, 약재 분류, 손님맞이 등의 실력을 겨루는 시나리오 부문도 경쟁 분야에 포함했다.
운동장은 달리기 트랙과 트랙 안 다양한 종목의 경기장으로 꾸며졌다. 3~4개 종목이 동시에 진행되어, 관람객들은 인간형 로봇이 달리기, 축구, 단체 무용, 격투기 등에 참가해 실력을 겨루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5:5 축구를 하고 있는 로봇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
많은 관람객과 언론의 관심을 끈 건 격투기 경기장이었다. 링 안에 2대의 인간형 로봇과 심판이 들어가 경기를 했다. 사람의 조종을 받는 인간형 로봇은 링 위에서 잽이나 훅, 발차기, 무릎 차기 등의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해냈다. 상대 로봇의 주먹을 맞고 쓰러진 로봇은 금세 경기장 바닥을 딛고 일어서 곧 경기는 재개됐다. 관람객들은 로봇이 빠르게 다시 자세를 잡는 모습을 보고 탄성을 내면서 “대단하다”는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했다.
15일 어린이들이 중국 베이징 국가스피드스케이트장에 마련된 ‘세계인간형로봇운동회’를 관람하고 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
5:5 또는 3:3으로 치러지는 축구 경기장에선 인간형 로봇들이 공을 향해 가다가 서로 부딪혀 넘어지는 일이 잦았다. 벌떡 일어서는 로봇도 있었지만, 균형 잡지 못한 로봇 일부는 경기장 밖에 있던 보조원의 손에 들려 퇴장하기도 했다. 이 로봇들의 동작은 연습 경기를 통한 학습으로 이뤄지고, 경기장 바깥의 코치진은 로봇 배치 등을 맡았다.
국가 주력으로 ‘로봇 산업’을 키우면서 중국 지방정부 간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베이징시는 로봇 소비 촉진을 위한 축제를 열고,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10회 세계로봇콘퍼런스를 열었다. 이 기간 베이징 경제산업개발부(베이징 이좡)에 인간형 로봇 매장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앞서 중국 광둥성의 선전시도 지난달 말 로봇 서비스·판매 점포를 열었다. 선전시가 세계 최초 로봇 판매점이라는 간판을 가져가게 되자, 베이징 이좡은 지난 8일 정식 개점 전 6월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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