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참석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태극기를 들고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이재명 대통령은 15일 80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일본 정부에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화해 나가자면서도 과거사 문제를 직시해 달라고 당부했다. 과거사 문제에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되, 교류·협력에서는 미래지향적 신뢰 관계를 구축하자는 ‘투 트랙’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관된 대일 정책 기조에 바탕을 둔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일본 측에 신뢰 형성을 위해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광복 80주년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경축사에서 과거사 관련 언급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경축식에서 “여전히 과거사 문제로 고통받는 분들이 계시고, 입장을 달리하는 갈등도 존재한다”며 “일본 정부가 과거의 아픈 역사를 직시하고 양국 간 신뢰가 훼손되지 않게 노력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광복절 대통령 경축사에서 일본을 향해 ‘과거’나 ‘과거사’ 문제가 거론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 취임 첫해인 2022년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이 대통령은 경축사 대일 메시지의 무게 중심을 과거사 언급에 두기보다는 ‘미래’와 ‘협력’, ‘신뢰’ 등에 비중을 뒀다. 이 대통령은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인 동시에 한·일 수교 60년이 되는 해다.
지난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첫 한·일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이 언급한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라는 표현은 이번 경축사에서도 그대로 등장했다.
이 대통령은 “일본은 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이자 경제 발전에서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중요한 동반자”라며 “한국과 일본이 산업 발전 과정에서 함께 성장해 왔던 것처럼, 우리 양국이 신뢰를 기반으로 미래를 위해 협력할 때 초격차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도 능히 함께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일 미래지향적 협력의 주요 분야로 경제·산업 부문을 언급하며 다가올 인공지능(AI) 시대를 함께 대비하자는 메시지다. 이재명 정부 외교의 대원칙인 국익 최우선 실용외교의 틀이 대일 외교에도 가장 중요하게 작동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일본과의 셔틀외교 복원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셔틀외교를 통해 “자주 만나고 솔직히 대화하면서 일본과 미래지향적인 상생협력의 길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통상적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보다 대일 메시지가 간결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직접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관계 진전과 협력 강화를 보여주면 된다는 실용주의 외교 노선의 단면으로 해석된다.
오는 23~24일 일본 도쿄를 방문하는 이 대통령은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과 만찬 회동을 통해 이날 밝힌 대일 기조·원칙을 보다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패전 80년을 맞아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면서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총리가 8·15 전몰자 추도사에서 ‘반성’을 언급한 것은 2012년 이후 13년 만이다.
☞ [전문]이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북한 체제 존중, 일본과는 상생협력 길 모색”
https://www.khan.co.kr/article/202508151117001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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