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식 참석한 박성재 장관 |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기자 =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12·3 비상계엄 전후 행적을 둘러싼 의혹 제기가 계속되면서, 이와 관련된 특검 수사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검팀은 법무부가 인권 보호 및 법질서 수호의 주무 부처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더 무거운 헌법적 책무를 진다고 보고 박 전 장관에 '내란 방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법무부 전·현직 관계자들과 윤석열 정부의 국무위원들을 조사하면서 계엄 전후 박 전 장관의 행적들을 재구성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계획을 알리기 위해 최초로 불렀던 5명의 국무위원 중 한명이다.
이후 비상계엄 선포를 심의한 국무회의와 이튿날 비상계엄 해제 국무회의에도 모두 참석했다.
질의에 답변하는 박성재 법무부 장관 |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었던 만큼, 다른 국무위원들에 비해 비상계엄 선포를 막지 못한 책임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고 본다.
정부조직법에 따르면 법무부 장관은 검찰·행형·인권옹호·출입국관리 그 밖에 법무에 관한 사무를 관장한다.
국방부나 행정안전부처럼 전시·평시 계엄 선포의 주무 부처는 아니지만, 인권 보호와 법질서 수호를 핵심 업무로 한다는 점에서 불법 계엄의 법적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게 특검팀의 시각이다.
이런 관점에서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선포에 인권 침해적인 요소가 다분하고 절차적으로도 위헌·위법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이를 저지하지 못해 책임이 무겁다고 본다.
박 전 장관은 다른 참석자들과 마찬가지로 계엄 선포에 반대 의견을 전했지만, 윤 전 대통령의 뜻이 워낙 강해 막을 수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의 반대 의견 개진이 충분치 않았거나 사실상 없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법무부 청사로 향하는 박성재 장관-심우정 차관 |
계엄 선포 이후 박 전 장관 행적을 둘러싼 의혹들 역시 특검팀의 수사선상에 올라가 있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후 법무부 간부 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출입국관리본부에 출입국 금지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를 출근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장관은 당시 회의는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대응 방안 논의를 위한 자리였으며, 불법한 지시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박 전 장관은 이후 계엄 해제 당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 안전가옥(안가)에서 김주현 전 민정수석비서관과 이완규 전 법제처장,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과 회동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자리에서 2차 계엄 또는 계엄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왔지만, 박 전 장관은 "해가 가기 전에 한번 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의 이 같은 행적 역시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본다.
불법적인 비상계엄이 선포됐는데도 이를 처벌하거나 막으려는 즉각적인 조처를 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은 그 자체로 '헌법적 책무'를 유기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 같은 논리 구조를 토대로 특검팀은 박 전 장관에 '내란 방조'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제기된 의혹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을 마치는 대로 박 전 장관을 불러 조사한 뒤 혐의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traum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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