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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든 은퇴할 준비했었다는 오승환 "후련하다, 선발 투수였다면 20년 선수 생활 못했을 것"

스포티비뉴스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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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대구, 맹봉주 기자] 인터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승환(43)은 지난 6일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겠다는 뜻이었다.

은퇴 기자회견까지 했지만 오승환을 찾는 이들은 많았다. 여러 언론사들이 앞다퉈 오승환과 인터뷰를 시도했다.

2005년 프로에 데뷔한 오승환은 한국, 일본, 미국프로야구를 모두 누비며 약 20년 동안 개인 통산 529세이브를 쌓았다.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불렸다. 그런 오승환이 은퇴한다. 가만히 있을 기자는 없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본 오승환의 얼굴은 편안해 보였다. 잦은 인터뷰로 지친 기색이 있었지만, "(은퇴 후)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후련해졌어요. 며칠 사이에 마음이 조금씩 편해졌습니다"라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Q. 은퇴 후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합니다.

"일단 연락이 너무 많이 왔어요. 사실 아직까지 (은퇴가)실감나지 않아요. 지금도 훈련은 계속하고 있고요. 은퇴식 날은 조금 다를 것 같긴 한데,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Q. 은퇴를 결심하게 된 순간이 있을까요?

"어떤 순간 때문에 은퇴를 결심한 건 아니에요. 이번 시즌도 그렇고 지난 시즌도 항상 은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있었으니까요. '결정적으로 이래서 은퇴를 해야겠다'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은퇴 실감이 안 나는 것 같아요. 어떤 계기가 있어서 은퇴를 하게 되면 저도 약간 충격을 받거나 할 텐데. 지금은 무덤덤합니다. 언제든지 은퇴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Q. 이제 경기를 바라보는 마음도 달라졌을 것 같아요.

"마음 편하게 보고 있어요. 그게 달라졌네요. 시즌 막판이라 경기가 치열하잖아요.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 이제는 응원해주는 마음이 더 커요. 이제 '내가 저 자리에 가서 던져야겠다'라기보다 팀 후배들을 응원하는 마음이 생긴 것 같아요."

Q. 과거와 비교해 마무리나 불펜 투수들의 가치가 많이 올라갔습니다.

"이제 프로에 막 데뷔하는 신인들의 포부를 들으면 예전엔 없던 내용이 있어요. 이 팀의 마무리 투수를 해보고 싶다라는 말이죠. 마무리 투수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고 많이 느껴요. 옛날엔 투수라면 항상 목표가 '몇 승'을 하겠다였거든요. 요즘 선수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불펜 투수나 마무리 투수의 가치가 많이 올라갔다고 느낍니다."


Q. 은퇴 후 삶에 대해 구체적인 계획이 있을까요?

"다양한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아직 뭘 할지 결정한 게 아무것도 없어요. 은퇴까지는 몇 개월 시간이 남았으니까 가족들하고 대화를 더 해봐야 될 것 같아요."



Q. 만약 마무리가 아니라 선발 투수로 뛰었다면 어땠을까요?

"선발 투수를 했다면 20년 선수 생활은 못했을 것 같아요(웃음). 이런 생각은 해봤어요. 선발 투수 10승의 가치가 마무리 투수로는 몇 세이브가 될까. 구종이 조금씩 늘어가면서 재작년부터 선발 투수 한 번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좀 했어요."

Q. 데뷔 시즌부터 불펜으로 뛰었어요. 선발 욕심은 없었나요?

"당시엔 하루하루 1군에 붙어 있는 게 목표였어요. 그때는 성적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또 그때 삼성엔 워낙 좋은 선발 투수들이 많았어요. 전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에 만족했던 것 같아요."


Q. 올해 유독 어린 투수들이 각 팀의 마무리 자리를 맡고 있습니다. 마무리 투수로서 정신적인 고충을 토로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은데, 해주고 싶은 말이 있을까요?

"저도 그 나이대에는 비슷했던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서 이렇게 된 거지, 그 친구들 또래 때는 저도 똑같았어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많은 걸 느낄 거라고 생각해요. 한 경기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을 때, 이를 토대로 이겨내면 롱런을 할 거라고 봐요. 무엇보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너무 의미를 안 뒀으면 좋겠어요. 프로야구는 1년에 많은 경기를 하잖아요. 1년을 돌아봤을 때 평가를 내려도 늦지 않거든요. 그런데 요즘 선수들은 한, 두 경기에 어떤 평가를 내려요. 또 일주일 사이에 조금 좋은 결과를 내면 그게 자기 것인 것처럼 생각하는 선수들이 많더라고요."

Q. 별명이 '돌부처'잖아요. 마인드 컨트롤 잘하는 비결이 있나요?

"마인드 컨트롤을 크게 안 했는데 너무 잘한 것처럼 비쳤어요. 그런 거(마인드 컨트롤) 없었습니다. 오늘 결과가 너무 안 좋으면 서둘러 그 다음 경기에 나가고 싶긴 했어요. 그래야지 이 불안한 게 빨리 없어진다고 생각했거든요. 만약 오늘 블론세이브를 했으면 바로 내일 나가서 세이브를 하고 싶은 마음이 컸죠."



Q. 한국, 일본, 미국야구를 모두 누볐고 또 뚜렷한 성과도 냈어요.

"다양한 리그에서 뛰는 경험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잖아요.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리그도 아니고 그 리그에 가서 몇 년씩 뛸 수 있는 건 더더욱 아니죠. 지금 생각하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은 일본을 거치지 않고 미국에 바로 갔으면 좋았을 거라는 얘기를 하세요. 전 오히려 단계별로 잘 갔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쉬움은 없습니다. 다 좋게 생각하고 있어요."

Q. 메이저리그에선 시즌 중 트레이드까지 경험했습니다.

"트레이드는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막상 당사자가 되니까 '아 이런 게 트레이드구나'라고 느끼게 되더라고요. 정말 많은 걸 경험했죠. 지금 생각해보면 지난해와 올해 2군에 있었던 시간들도 제겐 소중했던 것 같아요."

Q. 은퇴 기자회견이나 다른 인터뷰에서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말이 있을까요?

"은퇴 기자회견에서 김원중, 정해영 선수 언급을 안 했어요. 그 선수들과 친해서 아마 내심 기대를 했을 텐데, 제가 워낙 정신이 없었어요. 꼭 한 번 언급은 하고 싶더라고요. 현재 각 팀의 마무리들은 많이 어린데, 김원중 선수는 지금 현역 선수 중 가장 꾸준한 마무리라고 생각해요. 정해영은 어린 나이지만 좋았다, 안 좋았다를 반복하면서 이를 이겨내더라고요. 그걸 보고 '아 좋은 선수구나'라는 걸 느끼게 됐죠. 잘 좀 포장해서 써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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