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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성기 철거한 적 없어, 허망한 개꿈"…북한 김여정 또 막말, 왜?

머니투데이 조성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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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여정 부부장, 14일 담화 발표…이재명 정부 대북유화책 절하·미러회담 계기 북미대화 가능성 일축

[서울=뉴시스]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구분대 사격 훈련 경기를 참관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07.24.

[서울=뉴시스] 조선중앙TV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구분대 사격 훈련 경기를 참관했다고 24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25.07.24.


북한이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책을 평가절하하고 미국-러시아 정상회담을 통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대미 메시지 전달 가능성을 일축했다. '핵 보유국 인정'이라는 자신들이 요구하는 대화 재개의 조건을 거듭 강조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에 '서울의 희망은 어리석은 꿈에 불과하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북한이 일부 대남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는 우리 정부의 발표를 반박하기 위한 것이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국경선에 배치한 확성기들을 철거한 적이 없으며 또한 철거할 의향도 없다. 이러한 잔꾀는 허망한 '개꿈'에 불과하며 전혀 우리의 관심을 사지 못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대북 유화책을 평가절하했다.

정부는 김 부부장의 이같은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서울 용산 국방부에서 이뤄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의도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은 (과거에도) 사실이 아닌 내용을 주장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확인한 사실을 말씀드렸고, 현재도 (9일 발표 내용을) 유지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를 부인한 것에는 "의도가 있다"고 말했다.

또 김 부부장은 "우리가 미국 측에 무슨 이유로 메시지를 전달하겠는가. 그릇된 억측을 흘리고 있는 한국 언론의 보도를 듣고 있는 세상을 향해 재삼 상기시킨다면 우리는 미국과 마주 앉을 일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김정은 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2일 전화 통화한 사실이 공개되자 국내 언론이 김 위원장의 의중이 푸틴 대통령을 통해 미국에 전달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은 데 대한 것이다.

다만 김 부부장이 "미국이 낡은 시대의 사고방식에만 집착한다면 수뇌(정상)들 사이의 만남도 미국 측의 '희망'으로만 남게 될 것"이라는 조건부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완전한 대화 차단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고 완전한 비핵화 요구를 거둬들일 경우 대화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또 "우리의 국법에는 마땅히 대한민국이 그 정체성에 있어서 가장 적대적인 위협 세력으로 표현되고 영구 고착되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이 2023년 말 제시한 '적대적 두 국가론'을 헌법에 명시하겠다는 의미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실상 (김 부부장은 이번 담화를 통해) 국면적 화해 조치나 남북 대화나 개선과 같은 것을 철저하게 차단하고 '적대적' 두 국가를 영구화하겠다는 기존 전략적 기조가 재확인했다"며 "한국 정부의 유화 조치들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북한이 남북 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는 구도를 경계하고 처음부터 기대감을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런 북한의 태도는) 이재명 정부의 남북관계 정상화 노력에 적지 않은 도전요인이 될 전망"이라며 "북한의 '헌법 주적 명기'가 현실화하면 현재 대북 화해·협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한 명분이 약화하면서 남남갈등이 심화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에 대해 일관된 기조를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3년간 '강 대 강'의 남북관계를 '선 대 선'의 시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의연하고 긴 호흡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위해서는 남북 모두의 성의 있는 자세와 지속적인 행동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남북관계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로 전환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정상화, 안정화'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한국의 대북 유화책을 폄하하고 있지만 일일이 나열하는 것은 관심의 방증일 수 있다"며 "한반도 문제 주도권 상실에 대해 우려하면서 한국의 더 크고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서두르지 말고 일희일비해서도 안 된다. 선제적 조치를 지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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