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중이 14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8강에서 중국에 아쉽게 패한 뒤 유니폼으로 몰래 눈물을 훔치고 있다. 국제농구연맹 누리집 갈무리 |
이현중이 유니폼으로 얼굴을 훔쳤다. 땀만 닦는 게 아니었다. 어깨가 들썩였다. 그 모습을 본 이들도 마음이 숙연해졌다. 손대범 쿠팡플레이 해설위원은 “졌지만, 잘 싸웠다. 농구팬들에게 감동을 준 경기였다”고 했다.
한국(세계 53위) 남자농구 대표팀이 강팀 중국(30위)을 상대로 열심히 뛰었지만, 마지막에 웃지는 못했다. 한국은 14일(한국시각)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에서 중국에 71-79로 패하면서 대회를 마감했다.
양 팀은 1쿼터에서 1~2점 차 리드를 주고받으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윤기가 1쿼터에서만 8득점 하는 등 한국은 시작부터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1쿼터 종료 2분여에는 여준석이 덩크를 꽂아 넣으며 분위기도 가져왔다. 하지만 2쿼터에서 슛이 너무 안터지면서 점수가 35-46, 11점 차로 벌어졌다. 3쿼터 한때 18점 차까지 뒤졌다. 4쿼터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차분하게 따라붙었다. 4쿼터 종료 50초를 남기고 6점 차까지 좁혔지만, 그 이상은 나아가지 못했다. 이날 활약한 하윤기가 종료 5분여를 남기고 5반칙 퇴장한 것이 아쉬웠다.
공격 튄공잡기에서 장신 중국에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중국은 튄공잡기가 대부분 세컨 찬스로 이어졌다. 한국은 3쿼터에서 공격 튄공잡기를 연속으로 3개나 내주기도 했다. 강점이었던 외곽슛도 잘 안터졌다. 한국은 이날 3점 슛 24개 던져 3개 성공(12.5%)하며, 25개 던져 7개 성공(28%)한 중국에 못 미쳤다. 슈터 유기상이 상대 수비에 꽁꽁 막힌 게 컸다. 파울로 내준 자유투도 많았다.
이현중이 22득점, 7튄공잡기, 4도움주기, 하윤기가 15득점에 9튄공잡기로 활약했다.
안준호 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우리는 중국의 장신 벽에 제공권을 내줬다. 스위치 수비로 오픈 찬스가 많이 나오지 않아 3점 슛 성공률이 저조했다”라고 경기를 분석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강팀 중국을 끝까지 괴롭힌 것은 고무적이다. 손 해설위원은 “이번 아시아컵을 통해 한국 농구의 미래를 봤다”고 평가했다. ‘귀화선수 없는 최단신팀’ 한국은 대회 내내 똘똘 뭉쳐 ‘높이’ 열세를 극복해나갔다. 한국 농구의 미래로 불리는 20대 초중반 선수들이 활약하면서 완벽한 세대 교체도 완성했다. 선수 12명이 고르게 활약하며 경기마다 주전 외 ‘주인공’도 등장했다.
안 감독은 중국전에서 “선수들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코트에서 미션을 100% 수행한 것은 고무적”이라며 “우리도 빅맨, 장신 자원만 있다면 어느 팀과 해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아시아에서 충분히 비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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