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3지구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이 선정한 해안건축의 계획안. [해안건축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서울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3지구(성수3지구) 재개발조합이 설계사 선정 절차를 둘러싼 규정 위반 논란 속에 총회를 열어 설계사 선정을 강행했다. 사실상 인허가권자의 재입찰 권고를 따르지 않은 결정으로 서울시와 성동구가 절차 무효나 제재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총회를 열고 성수3지구 설계사로 해안건축을 선정했다. 구청은 7일 조합의 심사위원회 결과를 근거로 “한 업체는 정비계획 위반이 명확하고, 다른 한 곳도 수용 여부에 불확실성이 있다”며 재입찰 검토를 권고했지만 조합은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이다.
총회 4일 전 열렸던 조합의 전문가 심사위원회에서는 해안건축의 설계안이 ‘정비계획 위반’에 해당한다고 결론낸 바 있다. 성수3지구 정비계획은 50층 이상 건물을 1~2동으로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해안건축안은 이를 넘어섰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나우동인건축안은 ‘적합’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구청은 조합의 심사위원회 의견서를 받은 뒤 두 업체 설계안 모두에 대해 ‘부적합’ 의견을 표했다. 이후 구청은 공문을 통해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6조2항에 따라 2인 이상의 유효한 참가 신청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면서 “조합은 관련 규정에 위배되지 않도록 적법하게 처리하라”고 요구했다.
나우동인의 성수3지구 재개발 정비사업 조합 설계안. [나우동인 제공] |
조합은 사업 지연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청의 권고에도 총회를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 조합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서울시 지침을 따라야 한다며 총회 강행 반대 의견이 나왔지만 조합장의 직권상정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성동구청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일이 발생해 총회 강행에 대한 행정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더해 경쟁에서 탈락한 나우동인건축은 조합에 공문을 보내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회사 측은 “구청 공문에 따라 입찰자의 입찰이 무효가 된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총회를 강행한 것은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면서 “총회와 설계사 선정은 무효 처리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설계자 선정기준’에는 정비계획 범위를 벗어난 제안이 확인되면 입찰을 무효로 처리하도록 명시돼 있다. 조합의 무리한 총회 강행에 대해 전문가들은 설계 현상공모 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시도라고 지적한다. 한 건축학과 교수는 “정해진 지침 안에서 설계안을 평가해야 한다”며 “기준을 어긴 안이 채택되면 심사의 공정성이 흔들린다”고 말했다.
과거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도 2019년 국토부와 서울시의 규정위반 경고에도 시공사 선정을 밀어붙이다가 사업 지연을 겪은 바 있다. 입찰참여사들이 과도한 제안과 이익제공을 내걸면서 정부차원의 합동조사와 입찰무효 및 고발 조치가 진행됐다. 이로 인해 시공사 선정도 6개월 이상 지연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