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LAFC)이 지난 10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브리지뷰 시트긱 스타디움에서 엘에이FC 입단 이후 첫 경기를 치른 뒤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고 있다. 브리지뷰/AFP 연합뉴스 |
손흥민의 로스앤젤레스(LA)FC 동료 라이언 홀링스헤드는 이렇게 말했다. “(손흥민이) 엘에이에 오고 나서 잠도 잘 못 자고 밥도 제대로 못 먹었다. 야구 시구 요청에 농구(NBA) 점프볼 요청도 받고 있다. 엘에이 도시 전체가 (손흥민에) 흥분하고 있다.”
손흥민의 엘에이FC 이적은 단지 팀을 옮긴 것을 넘어섰다. 한국인이 많고 아시아 선수에 친화적인 동네에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인 그는 미국프로축구(MLS)의 수준을 한 단계 성장시킬 다크호스처럼 여겨진다.
그가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원정 경기에서 교체 선수로 ‘깜짝’ 데뷔전을 치른 이후 반응은 더욱 뜨거워졌다. 비자 문제로 시간이 걸릴 줄 알았던 축구팬들은 손흥민의 등장에 이제 엘에이FC의 ‘다음 경기’에 관심을 둔다. 엘에이FC는 17일과 24일 원정에 이어 31일 안방에서 경기한다. 17일은 손흥민의 첫 선발 출전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고, 31일은 손흥민의 안방 데뷔전이다.
이미 푯값은 폭등했다. 안방 데뷔전은 가장 저렴한 서포터즈 구역이 184달러(25만원) 정도이고 좋은 좌석은 1000달러를 넘어섰다. 예전보다 7~8배가량 올랐다고 한다. 교민들은 비싼 푯값에도 손흥민을 보려고 원정 응원까지 나선다.
14(한국시각) 현재 로스앤젤레스(LA)FC 누리집 메인 화면은 손흥민 얘기로 가득하다. 누리집 갈무리 |
유니폼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국 프런트 오피스 스포츠는 “손흥민의 유니폼 판매량은 리오넬 메시에 이어 미국프로축구 전체 선수 중에서 2위”라고 했다. 손흥민이 엘에이FC에 입단한 지 겨우 1주일 지났다는 점에 견주면 엄청난 관심이다. 국내 여행사는 이미 ‘엘에이FC 경기 관람’이 포함된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경기마다 ‘의미’가 한가득한 상황에서 도시 전체가 손흥민 띄우기에 나섰다. 엘에이FC와 연고지가 같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엘에이 다저스는 손흥민을 시구자로 초청했다. 다저스와 엘에이FC 구단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손흥민이 28일 경기에서 시구를 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엘에이FC 구단은 누리집 메인 화면을 손흥민 관련 글로 도배했다.
박찬호, 류현진(이상 다저스) 때도 교민들은 환호했지만, 그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손흥민이 이미 세계적인 선수가 된 뒤 이적했다는 것과, 미국 리그를 성장시킬 왕관을 쓰고 있다는 데서 비롯된다. 미국 디애슬레틱은 “2023년 메시 데뷔전이 미국프로축구의 새 시대를 알리는 서막이었다면, 손흥민의 데뷔전은 2년이 지난 지금도 미국프로축구가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게 했다”고 했다. 손흥민도 입단식에서 “미국프로축구를 더 크게 만들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한 바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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