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머리 삽날로 내리친 씨름부 감독…침묵하던 학생, 결국

스포츠계 폭력 이미지. 챗GPT 생성

경북 상주의 한 중학교 씨름부 감독이 훈련 중 선수의 머리를 삽으로 내려치는 폭행 사건이 발생해 체육계가 강력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1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월 5일 상주의 한 중학교 씨름장에서 씨름부 감독이 훈련 태도가 불성실하다는 이유로 2학년 학생의 머리를 삽으로 때렸다. 피해 학생은 상처 부위를 의료용 스테이플러로 봉합할 정도의 상해를 입었으나, 지도자와 학생 모두 폭행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아 약 두 달간 사건이 은폐됐다.

사건은 지난달 28일 학생이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다가 아버지에게 발견·구조되면서 드러났다. 이후 피해 학생은 폭행 사실을 털어놓았고, 학교 측은 해당 지도자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북씨름협회 신고를 받은 스포츠윤리센터도 지난 12일 조사관을 배정해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대한민국 운동선수 학부모연대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가해 감독이 중학생 선수의 머리를 삽날로 내려쳐 심각한 상해를 입혔고, 피해 학생은 이후에도 지속적인 폭력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며 “교육기관과 체육 행정의 완전한 실패이자 심각한 인권침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 일탈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폭력·은폐 구조를 드러낸 사례”라며 가해 감독의 형사처벌 및 영구 자격 박탈, 학교 운동부 폭력 근절을 위한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의 특단 대책 발표를 요구했다.

사단법인 스포츠인권연구소,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도 공동 성명을 통해 “교육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폭력을 방치하고 묵인한 학교와 교육청에 책임을 묻고, 학생 선수가 안전하게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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