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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지옥”…‘나는 생존자다’가 세상에 나온 이유[MK현장]

스타투데이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ksy7011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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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 사진| 강영국 기자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 사진| 강영국 기자


‘나는 신이다’의 후속작 ‘나는 생존자다’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알리며 사회의 구조적 폐해를 짚기위해 나섰다.

13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생존자다’의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조성현 PD가 참석했다. 진행은 박혜진 아나운서가 맡았다.

오는 15일 공개되는 ‘나는 생존자다’는 2023년 공개돼 큰 파장을 일으켰던 화제작 ‘나는 신이다’의 후속편이다. 전작은 공개 이후 글로벌 시청 순위 5위, 대한민국 1위에 올랐으며 조성현 PD는 2023 대한민국 콘텐츠대상 대통령 표창(방송영상산업발전유공)을 받기도 했다.

조 PD는 이후 2년간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구조적 폐해를 짚는 시즌2를 제작했다. 시즌1 ‘나는 신이다’가 가해자에 집중했다면, 이번 시즌은 가해자에게 피해를 입은 희생자, 곧 ‘생존자’의 이야기에 방점을 찍었다.

‘나는 생존자다’는 총 8편으로 제작됐으며 JMS를 비롯해 부산 형제복지원, 지존파 사건,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등 4개 사건 생존자들의 증언을 기록했다.

조 PD는 이번 작품에 대해 “이름을 먼저 생각하고 구체적인 기획을 했다. 시즌1의 대표 피해자였던 메이플이 겪는 이후 일을 보면서 더 생각이 굳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뇌된 상태에서 빠져나와 하나님으로 믿던 사람과 싸워 승리한 대단한 사람인데 온라인에 ‘얼마나 바보같으면 그런 일을 당하느냐’라는 말이 있더라. 저희를 위해 증언한 많은 분들은 단순히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분들이 아니다 지옥에서 생존한 사람들이다. 또 (다른 사람들이 지옥에 빠지는 걸) 막기 위해 뭘 해야 하는지 증언한 존중받아 마땅한 분들이다”라고 존중을 보냈다.

이번 시즌은 제목을 정한 이후, 이야기를 정했단다. 조성현 PD는 “가장 비극적이며,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 될 참사를 찾았다. 그중에서도 증언할 생존자가 남아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골랐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12년 전 취재했던 형제복지원 사건이었다. 당시만 해도 피해자들이 숨던 시기였는데, 다시 만나보니 ‘내가 알던 것과는 다른 사건이구나’, ‘그분들의 피해와 고통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이 사건들은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사건이며, 생존자가 있고 현재성도 갖고 있다. 그럼에도 이 사건들을 보고 나면 누구나 똑같이 느낄 것이다. 여전히 비극은 반복되고 있고, 그분들의 지옥은 끝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 기준으로 아이템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일하면서 대신 화를 내며 분노하는 일엔 익숙했다. 하지만 이번만큼 많이 운 기억은 없는 것 같다. 짧게는 6시간, 길게는 8시간씩 인터뷰를 하며 많이 울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형제복지원) 박인근 원장의 아들은 가족 중 처음으로 언론에 나와 잘못을 뉘우치고 사과한 분”이라며 “1년 가까이 탐문 끝에 어렵게 인터뷰를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이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공통적으로 ‘제발 사과 좀 해달라’는 말을 했다. 사과 한마디를 듣고 싶다고 하더라. 지금까지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국가가 이들이 피해자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보상하기로 했는데도 국가, 경찰, 부산시 그 누구 하나 사과하지 않았다. 진심 어린 사과를 할 용기가 이 국가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 사진| 강영국 기자

‘나는 생존자다’ 조성현 PD. 사진| 강영국 기자


장소에도 공을 많이 들였단다. 조 PD는 “당시 해당 장소의 설계도와 인터뷰 등을 바탕으로 세트장을 지었다. 그들이 있던 환경을, 4개의 지옥을 구현했다. 저들이 어떤 곳에 있었는지, 여전히 탈출하지 못한 지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진정성을 높이려는 노력은 ‘내레이션’의 부재에서도 엿볼 수 있다. 조 PD는 “대본을 만들어서 연예인에게 읽히는 게 더 쉽다. 실제 관계된 증언으로 채우는 것은 힘들고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구현한 지옥과 이야기가 가지는 힘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힘든 만큼 가치있다”고 강조했다. 또 “안다고 생각한 사건들의 진짜 이야기를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관심 가지고 봐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 PD는 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하기도 했다. 기독교복음선교회(JMS)는 지난달 29일 서울서부지방법원에 ‘나는 생존자다’의 공개를 막아달라며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지난 12일 첫 기일이 열렸다.

조 PD는 “오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 15일 공개되면 봐달라고 이야기하려고 왔는데 그날 공개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 어쩌나 해서 마음이 무거웠다. 많이 응원해달라. 방송되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응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어제 법원 심문이 있었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이 총 3건 접수되어있다. 방송을 틀지 말라는 요구다. 왜 이렇게까지 막아야하는지 모르겠다. 누군가에겐 이게 공개되는게 매우 불편하다는 방증”이라며 “이건 모두가 알아야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한민국 법원을 신뢰한다. 국민들을 위한 좋은 판단 해줄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조 PD는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과 연관된 이야기다. 네 가지 이야기에서 독자들이 주목해주길 바라는 것은, 인간의 가치가 낮아지고 인간 존재를 하찮게 여길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다. 이 이야기들은 돈이나 권력보다 인간의 존재가 하찮게 여겨질 때 일어났던 사건들이다. 사회가 얼마나 인간의 가치를 판단하고 있는지, 함께 고민해주면 좋겠다”고 화두를 던졌다.

‘나는 생존자다’는 오는 15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공개를 예정하고 있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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