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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몰 브랜드는 왜 자사몰에 더 집중해야 하는가? [브랜드 커머스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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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중소상공인들이 대형 유통 플랫폼에서 첫 판매를 시작하지만, 치솟는 광고비와 높은 수수료, 치열한 경쟁 속에서 금세 한계에 부딪힙니다. 하지만 누구도 이들에게 ‘그다음 단계’의 길을 말해주지 않습니다. 플랫폼 커머스의 한계가 분명해진 지금, 자사몰을 중심으로 독립적이고 주도적으로 브랜드를 키우려는 움직임은 ‘브랜드 커머스’라는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커머스 시대]는 이 변화의 중심에서, 브랜드가 놓치지 말아야 할 인사이트를 전하는 전문가 기고 시리즈입니다.

▲전우성 브랜딩 디렉터

▲전우성 브랜딩 디렉터


브랜딩이란 우리만의 가치를 설계하고 만드는 일

구매는 대체로 목적구매와 가치소비,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목적구매란 명확한 목적에 의해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말한다. 목이 마르면 생수를 사고, 수영장에 가야 하는데 수영복이 없다면 수영복을 산다. 이런 목적구매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은 가격과 퀄리티다. 이는 어찌 보면 자명하다. 같은 가격이라면 더 퀄리티 높은 상품을, 퀄리티가 비슷하다면 더 저렴한 상품을 사는 것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기술 발전으로 제품의 퀄리티는 상향 평준화되고 있고, 일반 소비자는 그 미세한 차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러닝화를 예로 들어보자. A 브랜드와 B 브랜드 제품이 있다. 두 브랜드 모두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품질 차이를 전문가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더 나은 제품을 판별해서 선택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떤 선택을 할까. 할인율이 높거나, 가격이 더 저렴한 상품으로 눈이 향한다. 무한 경쟁 시대, 기업은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에 몰리고, 시장은 결국 치열한 가격 전쟁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래서 기업들은 가격과 품질 이외에 고객이 자사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왔다. 바로 브랜드만의 ‘가치’를 만드는 일이다. 품질이 상향 평준화된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소비자가 이 브랜드를 선택하게 만드는 고유한 이유를 브랜드 안에 녹여내는 일이다. 소비자는 그 브랜드만의 고유한 가치에 끌려 제품을 구매한다. 이것이 바로 ‘가치소비’이며 브랜딩은 이 가치소비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어쩌면, 브랜딩이란 이 가치소비를 위해 발현된 개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가 생각하는 브랜딩이란 경쟁사와 우리를 구분 짓는 우리만의 가치를 만드는 행위다. 이러한 가치는 단순히 제품의 세일즈 포인트를 홍보하는 방식 이상의 무엇이다. 즉, 우리가 어떤 브랜드인지, 고객이 우리를 통해 어떤 감성을 느끼길 바라는지를 분명히 정의하고, 그 안에서 우리만의 존재 이유를 설계한 뒤, 그 이야기를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에게 전하는 일. 그것이 곧 브랜딩이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한계점

쿠팡, 무신사, 네이버 쇼핑 등 플랫폼을 통한 쇼핑은 이제 일상이 되었다. 원하는 상품을 검색만 하면 수많은 제품을 손쉽게 찾을 수 있고, 빠른 배송은 기본이 되었다.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더없이 편리한 환경이다.


하지만 그 생태계 안에서 살아가는 브랜드들, 특히 스몰 브랜드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조금 달라진다. 제품을 노출하기 위해 막대한 광고비를 써야 하고, 수수료도 점점 높아진다. 무엇보다 브랜드만의 ‘목소리’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전달하기란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인지도가 부족한 브랜드일수록 플랫폼에만 의존해선, 판매는 가능해도 ‘기억되는 브랜드’로 남기 어렵다.

물론 플랫폼이 제공하는 효율성과 접근성은 여전히 큰 이점이다. 빠르게 입점할 수 있고, 별도 개발 없이 손쉽게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플랫폼 중심 커머스가 보편화된 지금, 브랜드들은 치열한 가격 경쟁 속에서 플랫폼 내의 노출과 생존을 동시에 고민할 수밖에 없다. 상위에 노출되지 않으면 브랜드는 존재 자체가 서서히 지워지기도 한다. 플랫폼에 입점했다는 건 곧 판매 기회를 얻는 일인 동시에, 브랜드의 정체성과 메시지를 충분히 드러내기 어려운 구조에 들어선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사몰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객에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사몰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고객에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자사몰은 브랜드의 유일한 영토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여러 방식이 있겠지만, 가장 먼저 시작해야 할 일은 자사 홈페이지나 쇼핑몰 구축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특히 브랜드의 자체 쇼핑몰인 자사몰은 스스로 컨트롤이 가능한 브랜드만의 ‘영토’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수수료를 줄이는 채널이 아니다. 브랜드가 자율적으로 자신의 정체성과 철학을 설계하고, 고객에게 온전히 그것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자사몰 첫 화면의 인상, 브랜드를 소개하는 방식, 제품 상세페이지의 문장 하나, 결제 과정, 그리고 주문 완료 후 고객에게 전달되는 메일링까지. 모든 접점에서 브랜드는 자신의 개성과 가치를 ‘자기 목소리’에 담아 말할 수 있다. 플랫폼이 제품을 ‘판매’하는 공간이라면, 자사몰은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드는 공간이다. 인지도가 낮은 스몰 브랜드는 어떻게든 남들과 자사 브랜드를 구분 짓는 브랜드만의 가치를 더 뾰족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자사몰은 단순한 판매 채널이 아니다. 브랜드에 대한 관심을 이끌고, 브랜드의 팬을 만드는 무대이자, 팬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창구다.

그렇다면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질문들

스몰 브랜드의 자사몰은 철저히 경쟁사와 다른 가치 전달의 공간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대형 브랜드는 광고비와 인지도, 기존의 브랜드 자산을 앞세워 플랫폼에서든, 자사몰에서든 고객의 선택을 상대적으로 쉽게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스몰 브랜드는 그렇지 않다. 자사몰에서 방문자가 느끼는 ‘감정’ 하나에 따라 이 브랜드를 선택할 이유가 갈릴 수 있다. 자사몰은 단순히 예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이 브랜드는 다르다”는 느낌을 고객이 스스로 발견하게 만드는 구조여야 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 아래와 같은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 이곳에 우리의 브랜드 철학이 잘 녹여져 있는가

• 우리가 전달하고자 하는 우리만의 가치가 잘 드러나는가

• 우리 브랜드만의 개성과 차별점이 시각적으로 잘 보여지는가

• 이 안에서 고객과의 감정적 연결이 이루어질 수 있는가

이런 섬세한 설계야말로 브랜드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고객의 기억 속에 ‘이름 없는 브랜드’가 아닌 ‘개성 있는 브랜드’로 남게 만든다. 즉, 자사몰에서의 경험은 결국 이 브랜드만의 브랜드 자산이 된다.

지금은 브랜드 커머스의 시대라고 한다. 단지 제품을 팔기 위한 커머스에서, 브랜드를 만드는 커머스로 시대가 이동하고 있다. 자사몰은 더 이상 판매를 위한 대안 채널이 아니다. 브랜드가 자립하고, 팬을 만들고, 기억되고, 성장하기 위해 반드시 구축해야 할 핵심 요소다.

스몰 브랜드에 자사몰은 이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 전략이다. 다행히 아임웹, 윅스 같은 노코드 솔루션 덕분에 이제는 별도의 전문 인력 없이도 그 기반을 누구나 쉽게 마련할 수 있게 됐다. 브랜딩이 곧 경쟁력인 시대, 브랜드가 고객에게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지 않다. “어떤 제품을 구매하시겠습니까?”가 아니라, “어떤 브랜드와 함께하고 싶으십니까?” 여야 한다. 그 답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자사몰은 가장 확실한 무대가 된다.

[필진 소개]

전우성 브랜딩 디렉터

- 브랜딩 전략 및 컨설팅 회사 '시싸이드 시티' 대표

- 전 아이웨어 커머스 브랜드 ‘라운즈’ 브랜딩 총괄 이사

- 전 온라인 편집숍 ‘29CM’, '스타일쉐어' 브랜딩 총괄 디렉터

- 전 네이버, 삼성전자 마케터

- <그래서 브랜딩이 필요합니다>, <마음을 움직이는 일>, <핵심경험론>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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