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창민 기자(=제주)(pressianjeju@gmail.com)]
오영훈 도정이 1호 핵심 공약으로 추진 중인 행정체제 개편과 관련한 예산이 지역 분배 문제로 편성조차 못할 거란 우려가 제주도 의회에서 제기됐다.
▲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구좌읍·우도면)이 진명기 제주도행정부지사(왼쪽)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제주도의회 |
제주도 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구좌읍·우도면)은 12일 열린 제441회 1차 임시회 '제주특별자치도 추가 경정 예산안' 심사에서 "기존에 서귀포시에 배정하는 예산을 보장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현재 서귀포시에 배분되는 예산 규모는 "제주도 전체 예산에 약 38%를 차지한다"며 "이를 계속 유지하려면 제주 2개 시에 돌아가는 예산은 각 31%만 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배석한 진명기 행정부지사에게 "인구수가 많은 제주지역 2개 시가 31%만 가져가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서귀포 시민 여러분 예산이 줄어들어도 이해하십시요'라고 말씀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영훈 도정이 추진하는 3개 시로 개편하면 서귀포시보다 인구가 많은 제주지역 2개 시에 배정되는 예산 규모가 서귀포시에 비해 약 7% 적은 예산을 편성해야 해 현행 서귀포시의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만일 인구 수에 비례해 예산을 분배하려면 서귀포시 예산은 38%에서 27%로 무려 11%나 줄어든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3600억 원가량이 감소할 전망이다.
특히 김 의원은 공무원 배정 문제도 시민들에게 정확히 알리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현재 서귀포시의 공무원 수는 약 1200명, 제주시는 약 1700명으로 총 3000명 수준"이라며 "(제주도는)3개 시로 나눠지면 약 221명이 증가하는 것으로 비용을 추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3개 시로 나누고 난 뒤 서귀포시의 인력을 현행대로 유지하려면 인력은 최소한 3600명으로 늘어난다"며 "아무리 못해도 700명을 순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러한 인력 개편으로 인해 "'지금이라도 서귀포시의 인력을 빼서 동제주시, 서제주시로 나눌 수밖에 없다'라고 말을 해야 한다"면서 서귀포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제주형'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김 의원은 "'제주형'이라는 말을 갖다 붙이는데, 그러면 도의 권한은 상당 부분 그대로 갖고, 가로등이나 고치고 농로 포장이나 하는 권한을 시(市)로 주겠다는 것 아니냐"며 "그러면서 무슨 경쟁을 촉발시킬 수 있겠나"라고 따졌다.
특히 "다른 육지부 기초 시군에 없는 권한이라도 만들어 주면서 경쟁을 시켜야 하고, 사무 배분에 대해서도 도에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도민에게 물어서 합의가 된 후에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현재 제주도는 "사무 배분이나 재원, 세입에 대한 합의도 안 된 상황에서 그냥 3개로 나누자고만 하고 있다"며 제주도가 도지사 1호 공약을 밀어부치면서 도민들에게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주민 투표 시한에 대해서도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김 의원은 "제주도는 당초에 작년 11월까지 주민 투표를 끝내야 된다고 했다. 그러다가 데드라인으로 6월까지는 끝내야 된다고 하더니, 8월 안에는 결정돼야 한다고 했다"며 "8월이 넘어가면 또 어떻게 할 거냐"고 질타했다.
그는 하염없이 미뤄지는 행정체제 개편에 대해 2030년 도입을 전제로 우선 합의가 가능한 수준의 2개 시부터 출범시키고 난 후 재원이나 사무 등 여건이 성립되면 다시 나누는 방안을 제안했다.
진 부지사는 김 의원의 2개 시 우선 출범 제안에 대해 "3개 시로 개편하는 게 제주 도정의 취지"라며 고려 사항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에 김 의원은 "현실적으로 예산, 재정 문제나 사무 문제가 합의된 게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나온 게 없고, 들은 바도 없다"면서 제주도의 일방통행식 도정 운영 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김 의원의 지적에 진 부지사는 "사무 배분과 세입, 지방 재정 조정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며 아직 설익은 행정체제 개편의 본질은 드러기도 했다.
이에 김 의원은 "사무 배분 등 그런 것들에 대한 제주도의 안이 나오고, 그것들에 대한 합의가 된 다음에 (행정 시를) 나눠야지 무조건 세금부터 가져가나? 서귀포시가 38%를 고집하면서 서귀포 시민들이 떨쳐 일어서면 그땐 어떻게 할 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진 부지사는 "우선 특별자치도법이 통과되고 난 뒤 도 조례로 추가 논의가 가능하다"며 행정체제 개편을 위한 절차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다만 진 부지사는 "기존에 제주시나 서귀포시 행정실이 하던 걸 그대로 불리하는 건 사실상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부 조정은 있을 수 있고, 일부 불리한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며 서귀포시 예산이 감액 조정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서귀포시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고 판단을 하도록 해야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행정체제 개편에서 나타나는 예산 삭감이나 인력 문제 등 "정확한 정보는 다 숨기고, 장밋빛 그림만 보여주면서 해야 된다고 당위성만 강요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현창민 기자(=제주)(pressianjeju@gmail.com)]
- Copyrights ©PRESSian.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