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출근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저우수이씨. [사진출처 = BBC] |
중국 남부 광둥성 둥관에 사는 저우수이(30)씨는 몇년간 운영해 온 식품판매 사업을 지난해 접은 뒤 올해 4월부터 아침마다 시내의 한 사무실을 찾고 있다.
이곳은 실제 직장은 아니지만 책상과 컴퓨터가 있고 인터넷, 회의실, 탕비실을 이용할 수 있다. 또 약간의 간식도 먹을 수 있다.
한달에 약 500위안(9만7000원)을 내고 매일 이곳에 출근하는 그는 인공지능(AI)으로 인터넷기사를 작성하는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비슷한 처지의 동료들과 교류한다.
영국 BBC는 11일(현지시간) 중국의 청년 실업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저우수이처럼 취직을 못한 청년들이 회사에서 일하는 것처럼 보일수 있게 사무실 공간을 제공하는 ‘가짜출근 회사’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종의 공유 오피스 서비스로 지난해 베이징, 상하이, 선전, 우한, 청두 등 중국 전역의 주요도시에 생기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자리가 모두 차서 대기 명단까지 받는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고 BBC는 전했다.
가짜출근 회사는 일반적인 회사의 사무실처럼 공간을 꾸며놓고 일하는 데 필요한 각종 시설을 제공하는 대가로 보통 하루에 30∼50위안(약 5800∼9700원)을 받는다. 점심이나 간식, 음료 등을 제공하는 곳도 있다.
중국 항저우의 한 ‘가짜출근 회사’ 사무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유튜브 영상] |
가짜출근 회사를 찾는 사람 중 상당수는 학교나 가족에게 ‘직장에 다니는 척’을 하러 오는 사회초년생들이다.
지난해 대학을 졸업했지만 아직 정규 일자리를 찾지 못한 탕샤오원(23)씨도 올해 초 상하이의 한 가짜출근 회사 사무실에 한 달간 자리를 빌려 ‘출근한 척’했다. 그가 졸업한 학교는 졸업 후 1년 안에 취업하거나 인턴십 활동을 했다는 증빙자료를 제출해야 졸업증서를 주기 때문이다.
탕씨는 한 민간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나 업무를 마쳐도 사장이 퇴근하기 전에는 아무도 집에 갈 수 없는 회사 분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그만뒀다. 대신 가짜출근 회사 사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학교에 제출하고 남은 시간에는 웹소설을 써서 용돈을 벌었다.
일부는 부모님의 압박 때문에 출근하는 것처럼 가짜 사무실을 찾기도 한다.
광둥성 차오산 출신인 저우씨는 가족들에게 그동안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 설명하려고 애썼지만 자신이 가짜출근 회사 사무실에 앉아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보낸 뒤에야 부모님이 안심했다고 말했다.
샹뱌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사회인류학연구소장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가짜출근은 전통적 사회 체계에 수용되지 못해 좌절감과 무력감을 느끼는 젊은이들이 주류사회와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자기 공간을 확보하려 찾아낸 일종의 보호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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