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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여천NCC에 빌려준 돈만 1조 넘는데…긴장하는 은행권

아시아경제 권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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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5대 은행, 여천NCC 익스포저 1조원 달해
여천NCC, 주주사 자금지원으로 급한불 껐지만
단기에 재무구조 개선은 미지수

부도 위기에서 한화·DL그룹의 긴급 자금 수혈로 가까스로 숨통을 튼 여천NCC가 여전히 유동성 불안과 누적 적자에 시달리며 은행권을 긴장시키고 있다.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여천NCC 익스포저만 9242억원, 산업은행·수출입은행까지 합치면 1조50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단기간에 재무구조 개선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여천NCC에 대한 익스포저(8월10일 기준)는 KB국민은행이 대출채권만 2261억원, 주석으로 표시되는 보증채권 및 파생상품 등까지 모두 포함하면 3903억원으로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우리은행이 대출채권 580억원을 포함해 총 1805억원, 하나은행(총 1626억원), 신한은행(대출채권만 1136억원), NH농협은행(대출채권만 772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여천NCC는 한화·DL그룹의 자금 지원으로 간신히 부도 위기를 넘겼지만, 여전히 유동성 리스크가 상당해 채권을 보유한 은행권의 경계심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천NCC의 올해 1분기 기준 자산은 3조3000억원, 부채 2조4000억원(부채비율 281%), 총 차입금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 중 단기 차입금만 9278억원으로, 내년 만기 도래 예정 물량이 약 5175억원 규모다. 현금성 자산이 777억원에 불과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누적 적자로 재무구조 악화가 이어지고 있어 한화·DL그룹의 지원이 있었다 해도 위기 해소로 보기는 어렵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주주사의 지원으로 당장 은행권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만기 도래가 가까운 단기차입금 규모를 고려하면 업황부진이 장기화할 경우엔 그룹사의 추가 지원뿐만 아니라 노후 설비 폐쇄 등 근본적인 정상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용평가업계도 여천NCC의 자금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 중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여천NCC에 A-에 등급전망 '부정적'을 부여한 바 있다. '부정적'은 당장 신용등급을 강등하지는 않겠지만 향후 재무상태를 관찰하면서 하향조정을 검토한다는 의미다. 여천NCC는 현 등급에서 한 단계만 내려가도 A등급 지위를 잃게 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경기 부진으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부실채권을 꾸준히 매각·상각해왔지만 부실 증가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며 "가계대출 성장세가 막힌 상황에서 기업대출 확대도 쉽지 않아 부담이 크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여천NCC 최대주주인 DL그룹이 정부와 금융권 지원을 기대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우선 회사의 자구 노력과 대주주 지원을 통한 해결을 요구하는 입장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자구노력이 실패할 경우 금융권 차원의 자금 지원을 검토할 수 있지만 현 단계에서 개입할 상황은 아니다"며 "자율 구조조정을 통한 산업 재편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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