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씨와 이재명 대통령. 유승준 인스타그램 갈무리, 연합뉴스 |
병역 기피 의혹으로 한국 입국이 금지된 가수 유승준(스티브 승준 유)씨의 일부 팬들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유씨의 입국을 허용해달라는 호소한 가운데 10년 전 이 대통령이 유씨를 직격한 글이 다시 화제다.
지난 9일 디시인사이드 ‘유승준 갤러리’에는 ‘유승준을 사랑하는 팬 일동’ 명의의 성명문이 올라왔다. 이들은 “최근 정부가 8·15 광복절을 앞두고 정치인과 공직자들에 대한 사면과 복권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며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윤미향 전 국회의원 등 정치인 사면 검토에서 드러난 국민 통합과 화합의 의지가, 일반 국민인 유승준 씨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미 대법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비자 발급 거부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내려”졌기에, “(입국) 제한이 계속되는 것은 형평성의 원칙과 법치주의 정신에 비추어 재검토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결단을 호소했다.
미국 영주권자였던 유씨는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를 받은 상황에서 2002년 1월 국외 공연 등을 이유로 출국한 뒤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병역 기피’ 의혹이 일자 당시 법무부 장관은 병무청장의 요청을 받아 유씨의 입국을 금지했다. 이후 한국에 입국하지 못하던 유씨는 만 38살로 병역 의무가 해제된 2015년 8월부터 2020년, 2024년 등 지금껏 세 차례 재외동포 비자 발급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부당했다.
2020년 가수 유승준씨가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 유튜브 갈무리 |
유씨 팬들의 바람은 이뤄질 가능성이 거의 없어 보인다. 이 대통령은 유씨가 2015년 5월 아프리카티브이(TV) 생방송을 통해 심경을 고백하겠다고 알리자 페이스북에 ‘국민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조국을 버린 자, 이제 와서 무슨 할 말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당시 이 대통령은 유씨를 향해 “그대보다 훨씬 어려운 삶을 사는 대한의 젊은이들이 병역의무를 이행하다가 오늘도 총기사고로 죽어가는 엄혹한 나라 대한민국에 돌아오고 싶냐”고 물었다.
이어 “대한민국의 언어로 노래하며 대한국민으로서의 온갖 혜택과 이익은 누리다가 막상 국민의 의무로 이행해야 하는 시점에서 그걸 피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버리고 외국인의 길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그만 그대의 조국에 충실하고 배반하고 버린 대한민국은 잊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같은 해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왜 굳이 나서서 유씨의 귀국 문제를 비판했냐는 질문에 “사회 기득권층이 병역기피 문제를 가볍게 여기는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또 “나는 사회 공동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 공동체의 의무를 저버리고 탈출한 사람이 병역 의무가 지워지는 기간이 다 끝나니까 다시 오겠다고 하는 건 우리 5천만 공동체를 우롱하는 거라고 봤다”고 했다.
한편, 유씨는 지난 2020년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른바 ‘유승준 방지법’을 발의하자 유튜브에 영상을 올려 “뭐가 무서워서 한 나라가 유승준이라는 연예인 하나 한국에 들어오는 걸 이렇게 막으려고 난리법석이냐”고 항의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 촛불시위,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등 자신의 입국 문제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각종 정치 이슈를 거론하며 격앙된 어조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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