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과거 일본이 추진했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와 닮은 면이 있다고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가 분석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 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워싱턴DC 치안 강화 조치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2025.08.12. |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하는 관세 정책이 과거 일본이 추진했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와 닮은 면이 있다고 일본의 저명한 경제학자가 분석했다.
노구치 유키오(野口悠紀) 히토쓰바시(一橋)대학 명예교수는 12일자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 등을 통해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키겠다고 하는 것은 "생산성이 낮고 침체됐던 1980년대 미국으로 되돌리려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강점을 스스로 버리는 자멸적인 행위나 다름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현재의 미국 제조업을 이끄는 부문은 정보기술(IT) 대기업 애플과 반도체 대기업 엔비디아 등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1980년대까지 번영했던 철강, 자동차 산업 등 옛 타입의 제조업을 부활시키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철강, 자동차는 일본 기업 등에 밀려 쇠퇴해 1980년대 "미국은 극심한 불황에 빠졌다"고 노구치 교수는 짚었다. 이후 2000년대부터 제조를 해외에 위탁하는 제조업인 애플, 엔비디아 등 '팹리스 제조업'으로 "미국은 다시 풍요로워졌다"고 그는 부연했다.
그는 애플 등 팹리스 제조업 기업이 미국으로 공장을 옮길 가능성에 대해서도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20세기 말부터 중국의 공업화에 따라 일본 제조업은 곤경에 빠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대로라면 산업 구조를 전환했어야 하는데 일본이 취한 선택은 엔화 약세를 추진해 수출을 불리는 환경을 마련, 기존 경제 구조를 유지하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를 극단적인 형태로 추진한 게 아베(安倍) 정권의 경제 정책 아베노믹스다"라고 말했다.
아베노믹스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2012년 12월 발표했던 정책으로 금융완화와 재정출연, 성장전략의 3개 화살이 핵심이다.
노구치 교수는 아베노믹스가 "이차원 금융완화로 엔화 약세를 더욱 심화시켜 중국 영향을 피하려 했다"며 "이것이 잘못이었다는 건 확실하다"고 비판했다. "일본이 장기 침체에 빠져있는 것은 이러한 정책이 큰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사실 산업구조 전환을 하지못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선진 분야에서 일본은 뒤처져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국에 자유무역 중요성을 계속 설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구치 교수는 앞으로 미국과 관세뿐만 아니라 방위비 등 문제도 협상해야 할 것이라며 "'상호관세가 15%로 마무리돼 다행이다' 등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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