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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경제학자 "트럼프 '제조업 부활' 시도, 아베노믹스와 닮아"

연합뉴스 경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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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구치 유키오 "풍요 가져온 '팹리스 제조' 강점 버려…현명하지 못해"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의 유명 경제학자인 노구치 유키오 히토쓰바시대 명예교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통한 자국 내 제조업 부활 시도가 산업 구조 전환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거 일본에서 도입된 아베노믹스와 닮았다고 평가했다.

노구치 유키오[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노구치 유키오
[교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노구치 교수는 12일 마이니치신문에 실린 인터뷰에서 제조업 부활을 도모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방향을 "생산성이 낮았던 1980년대로 미국을 되돌리려는 것"이라며 "미국의 강점을 스스로 버리는 자멸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는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에서 일본 등과 경쟁에 밀려 1980년대 불황에 빠졌다가 2000년 무렵부터 부가가치가 높은 설계는 자국에서 하고 부품 생산과 조립은 해외에 맡기는 '팹리스 제조업'으로 다시 풍요로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애플이 아이폰 부가가치의 60∼70%인 설계는 미국에서 하고 반도체 칩 제조나 아이폰 조립은 대만과 중국에서 해온 것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노구치 교수는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오대호 연안 공업지대) 노동자의 불만을 받아들여 과거로 돌아가자는 생각은 "현명하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난다"며 20세기 말 중국의 공업화에 밀려 일본 제조업이 곤경에 빠졌을 때 산업 구조를 전환했어야 했는데 일본의 선택은 엔화 약세를 통해 수출을 늘리려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극단적인 형태가 아베노믹스"라고 말했다. 아베노믹스는 아베 신조 전 총리 시절 대규모 금융완화 등을 중심으로 추진된 경제 정책이다.

노구치 교수는 "일본이 장기침체에 빠진 것은 이런 정책이 큰 원인"이라며 "산업 구조를 전환하지 못해 일본은 인공지능을 비롯한 선진 분야에서 뒤처졌고 이제는 돌이키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일본의 땅값 상승기에 앞장서서 '거품'이란 용어를 썼고 아베노믹스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등 일본 경제의 위기에 목소리를 높인 경제학자로 유명하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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