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BO리그에는 아마도 역사상 보기 어려웠을 법한 강력한 패스트볼이 등장했다. 고교 시절 메이저리그도 주목했던 유망주에서 한동안 팬들의 기억 속에 잊힌 유망주로 전락했던 윤성빈(26·롯데)이 그 주인공이다. 분명 단조로운 레퍼토리인데 흔히 말하는 ‘알고도 못 칠’ 강력한 패스트볼이다. 육안으로 봐도 위력이 느껴질 정도다. 대포알 직구다.
윤성빈은 8일 사직 SSG전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11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 갔다. 최고 시속 158㎞(트랙맨 기준)까지 나온 패스트볼이 역시 일품이었다. 상대 팀에서는 “살벌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여기에 140㎞대 중반의 포크볼을 떨어뜨리면서 타자들을 괴롭혔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내가 봐도 자신감이 붙은 것 같다”고 호평을 이어 갔다. 빈말을 잘 하지 않는 김 감독의 평소 성향을 고려하면 ‘극찬’에 가까웠다.
예전에도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존 안에 들어가지 않으면서 제구력 이슈가 불거졌던 선수다. 자주 아프기도 해 투구 밸런스를 일관적으로 유지하기도 어려웠고, 야구가 안 풀리다보니 이것저것 시도를 하느라 방황하는 시간도 길었다. 그러나 올해는 그간 기대를 모았던 선발이 아닌, 1이닝만 전력으로 던지는 불펜 투수로 변신한 뒤 대활약을 이어 가고 있다. 패스트볼 구위가 그 바탕에 있다.
단지 빠르기만 한 것도 아니다. 윤성빈은 릴리스포인트가 높은 편은 아니다. 그러나 릴리스포인트에 비해 수직무브먼트는 좋은 편이고, 여기에 수평적인 움직임이 굉장히 좋은 패스트볼을 던진다. 공도 빠른데 움직임도 나쁘지 않고 힘이 있게 들어온다. 회전 수도 평균 이상이다. 타자들로서는 위압적인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일단 여기서 먹고 들어간다. 빠른 공 투수의 장점이다.
‘투수 4관왕’ 레전드인 윤석민 SPOTV 해설위원 또한 8일 방송 중계차 사직구장을 찾은 자리에서 윤성빈의 구위에 놀라움을 드러냈다. 윤석민 위원은 “구속이 없거나 무언가 부족한 투수들은 커맨드를 더 극대화시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 그런데 윤성빈 정도의 구위라면 그것보다는 네모(스트라이크존을 의미) 안에 던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싸움”이라고 단언하면서 “존 안에만 들어가면 너무 편하다. 내 현역 시절에는 그런 패스트볼 구위가 없었던 것 같다. 내 생각에 안우진(키움)보다 직구는 더 좋은 것 같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1이닝을 막는 불펜이라면 굳이 슬라이더나 커브 등 다른 변화구를 더 쓰는 것보다는 패스트볼과 포크볼 조합으로도 충분하다고 예상했다. 윤석민 위원은 “슬라이더를 많이 쓰면 직구·포크볼·슬라이더 중 가장 치기 좋은 공이 슬라이더가 될 수 있다. 슬라이더는 구속이 빨라도 직구 타이밍에 때려낼 수 있다. 어차피 직구·포크볼을 못 친다고 하면 슬라이더를 노릴 수 있다. 반대로 포크볼은 노려도 치기가 쉽지 않다”고 평가했다.
앞으로 이런 활약을 이어 가기 위한 관건은 카운트 싸움이라고 분석했다. 구위에 걸맞은 운영 방식도 생각해야 한다. 윤석민 위원은 “맞을 때 보면 항상 타자들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공을 던진다. 그 상황들이 1B이나 2B 상황이다. 타자들이 ‘이번에는 존 안에 들어오겠지’라면서 예측하며 그냥 바로 출발시켜서 때려버리는 것”이라면서 “그런 부분들을 운영을 잘하면 내가 볼 때는 1이닝은 무적으로 갈 수도 있다”고 기대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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