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 덕수궁에 '진관사 태극기' 전시
국립중앙박물관,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
1900년 만국박람회 태극기 국내 첫 전시
"국가 상징 넘어 자유·정의 등 가치 담아"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항일·독립운동의 상징 태극기가 서울 곳곳에 전시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을 향한 열망과 항일 의지를 품은 태극기를 통해 광복을 쟁취한 한국의 미래를 꿈꾸자는 취지다.
국가유산청은 12일부터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빛을 담은 항일유산'에서 '진관사 태극기'를 공개한다. 실물 전시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서울 은평구 진관사 칠성각에서 발견됐다. 1919년 3·1 운동 당시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이 실제로 사용했던 태극기로 추정된다.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 부분과 4괘를 덧칠한 태극기 왼쪽 윗부분 모서리가 불에 타 손상됐고,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일제강점기 당시 치열했던 항일운동 현장을 짐작게 한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 대통령에게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진관사 태극기 외에도 △임시정부 주석이던 김구 선생이 광복군 지원을 호소하는 글을 태극기 위에 적어 미국으로 보낸 '김구 서명문 태극기' △광복군 군인들이 태극기 위에 서명과 각오를 적은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등이 전시된다. 지난 4월 일본에서 환수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과 윤봉길 의사가 의거 전 김구 선생과 교환한 회중시계 등도 전시돼 의미를 더한다.
국립중앙박물관, 가장 오래된 '데니 태극기'
1900년 만국박람회 태극기 국내 첫 전시
"국가 상징 넘어 자유·정의 등 가치 담아"
11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 '빛을 담은 항일유산' 전시 언론공개회에 전시된 '진관사 태극기' 원본. 국가유산청 제공. 국가유산청 제공 |
올해 광복 80주년을 맞아 항일·독립운동의 상징 태극기가 서울 곳곳에 전시된다. 일제강점기 당시 독립을 향한 열망과 항일 의지를 품은 태극기를 통해 광복을 쟁취한 한국의 미래를 꿈꾸자는 취지다.
'진관사 태극기' '데니 태극기' 등 공개
국가유산청은 12일부터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리는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빛을 담은 항일유산'에서 '진관사 태극기'를 공개한다. 실물 전시는 이번이 세 번째다. 진관사 태극기는 2009년 서울 은평구 진관사 칠성각에서 발견됐다. 1919년 3·1 운동 당시 독립운동가 백초월 스님이 실제로 사용했던 태극기로 추정된다. 일장기 위에 태극의 청색 부분과 4괘를 덧칠한 태극기 왼쪽 윗부분 모서리가 불에 타 손상됐고, 여러 개의 구멍이 뚫려 있어 일제강점기 당시 치열했던 항일운동 현장을 짐작게 한다. 지난 6월 이재명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이 대통령에게 진관사 태극기 배지를 달아주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진관사 태극기 외에도 △임시정부 주석이던 김구 선생이 광복군 지원을 호소하는 글을 태극기 위에 적어 미국으로 보낸 '김구 서명문 태극기' △광복군 군인들이 태극기 위에 서명과 각오를 적은 '한국광복군 서명문 태극기' 등이 전시된다. 지난 4월 일본에서 환수된 안중근 의사의 유묵 '녹죽(綠竹)'과 윤봉길 의사가 의거 전 김구 선생과 교환한 회중시계 등도 전시돼 의미를 더한다.
허민(오른쪽) 국가유산청장과 최재혁 근현대유산과장이 11일 서울 중구 덕수궁 돈덕전에서 열린 '빛을 담은 항일유산' 전시 언론공개회에서 김구 선생이 임시정부 주석을 맡을 때 미국에 보낸 것으로 전해지는 '김구 서명문 태극기'를 소개하고 있다. 국가유산청 제공 |
조선 고종이 외교 고문을 지낸 미국인 오언 데니에게 1890년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데니 태극기'는 한반도에 현존하는 태극기 중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통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특별전 '광복 80주년, 다시 찾은 얼굴들'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태극기로 알려진 '데니 태극기'가 나왔다. 이 태극기는 조선이 자주독립국임을 강조하다가 청의 압력으로 1890년 조선을 떠나게 된 미국인 외교 고문 오언 데니(1838~1900)에게 고종이 하사했다. 조선의 자주독립을 지지했던 미국 외교 고문과 태극기를 선물해 독립에 대한 염원을 알리고자 했던 고종의 의지가 절절히 배어있다. 태극기는 데니 후손의 기증으로 국내로 돌아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데니 태극기를 든 반가사유상 미니어처를 선보이고 있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8일부터 역대 태극기 변천을 주제로 한 전시 '태극기, 함께해 온 나날들'을 선보이고 있다. 태극기 18점과 관련 자료 210여 점이 나왔는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 태극기'다. 박람회가 끝난 후 프랑스에 남은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는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이 소장 중이며 국내 전시는 처음이다.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대한제국관에 걸렸을 이 태극기는 열강 침탈이 이어지던 당시 대한제국의 독립 의지가 태극기에 투영됐음을 보여준다.
"독립운동가들은 어떤 나라를 세우고자 했나"
프랑스 파리 국립기메동양박물관이 소장한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설치된 태극기. 대한민국역사박물관 제공 |
박물관들은 이번 태극기 전시가 항일운동의 의미만 짚거나 국가주의적 상징으로만 읽혀서는 안 된다고 경계한다. 전시는 독립운동가들이 이루고자 했던 자주독립국으로서의 이상과 모습에 방점이 찍힌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관계자는 "태극기는 국가를 상징하는 깃발을 넘어 우리를 이어주고, 역사를 기억하게 하며, 마음을 모으게 해주는 '함께의 기호'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를 넘어 정의와 자유를 상징하는 태극기들도 대중을 만난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이번 전시에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전남대 학생회장으로, 옥중 단식투쟁 끝에 사망한 박관현(1953∼1982) 열사의 관을 감싼 '박관현 태극기'를 전시했다.
8일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태극기, 함께해 온 나날들' 전시장에 박관현 열사의 관을 덮은 '박관현 태극기'가 전시돼 있다. 뉴스1 |
이 외에도 △1982년 한국 산악인들이 히말라야 마칼루 등정에 성공한 후 정상에 꽂은 태극기 △1985년 한국 최초의 남극 탐사대가 남극에 걸었던 태극기 등이 전시됐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11월 9일까지 열리는 '우리들의 광복절' 전시는 해방 이후 광복절이 한때 국가 중심의 기념일로 활용됐지만, 시대를 거치며 민주화운동의 무대와 시민이 참여하는 축제로 변화하는 과정을 역사 기록을 통해 되짚는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전시에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입법부 역할을 맡았던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조소앙이 주창해 임시정부 건국강령에 포함된 교육·정치·경제 균등의 '삼균주의'와 지방자치의 이상을 실현하고자 했던 김좌진의 한족총연합회 등도 함께 소개한다. 전시를 총괄한 황선익 국민대 교수는 "'무엇으로부터 나라를 지킨다'를 넘어서 '우리가 어떤 나라를 세우고자 했는가'를 조명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