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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도 내 고객"…佛 마지막 '거리 신문판매원', 훈장 받는다

중앙일보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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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마지막 거리 신문 판매원으로 국가 공로 훈장을 받는 알리 아크바르.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의 마지막 거리 신문 판매원으로 국가 공로 훈장을 받는 알리 아크바르.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의 마지막 '거리 신문 판매원'이 국가 훈장을 받는다.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파키스탄 출신 알리 아크바르(73)는 다음 달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게 공로 훈장을 받는다. 공로 훈장은 군이나 민간에서 10년 이상 활동하면서 뛰어난 공로를 세운 경우 수여하는 것이다.

1970년대 프랑스 파리에 정착한 그는 역사·문화 중심지구인 생제르맹데프레 거리에서 50년 넘게 신문을 팔았다. 마크롱 대통령도 과거 그의 고객이었다. 아크바르는 "그(마크롱 대통령)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학생이었을 때 그는 나에게 커피나 레드와인 한 잔을 사주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거리에서 신문을 판매하기 시작했을 무렵엔 40여명의 판매원이 있었다. 그는 "처음 일을 시작했을 땐 한 시간 만에 르몽드 신문 80부를 팔 수 있었다"며 "지금은 10시간을 일해도 30부밖에 팔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 가판대에서 르몽드를 사서 이를 판매해 판매가의 절반을 수익으로 얻어 하루 약 60유로(약 9만원)를 벌고 있다.

프랑스의 마지막 거리 신문 판매원으로 국가 공로 훈장을 받는 알리 아크바르. 로이터=연합뉴스

프랑스의 마지막 거리 신문 판매원으로 국가 공로 훈장을 받는 알리 아크바르. 로이터=연합뉴스



하루 평균 약 13㎞를 걸어 다니며 신문을 팔아 온 그는 유머 감각과 친절한 성격으로 동네 유명 인사가 됐다. 22년간 아크바르에게서 신문을 사 온 한 갤러리 주인은 그의 충성스러움, 미소, 친절함을 칭찬했다.

그가 처음 판매한 신문은 1면에 교황 풍자 기사를 실은 주간지인 샤를리 에브도였다. 당시 프랑스어를 몰랐던 그는 한 학생이 1면 표지를 영어로 번역해 알려주자 충격에 휩싸였다. 그는 "내 나라에서는 이슬람에 대해 한마디만 해도 죽일 수 있으니까 두려웠다"고 떠올렸다.


아크바르는 사양길에 접어든 사업에 계속 남기로 한 이유에 대해 "남 밑에서 일하지 않고 스스로 주인이 되고 싶어서"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자유를 사랑하며 누구도 나에게 무엇을 하라고 말하지 않는다"면서 "파키스탄에서는 잔인하게 착취당해서 다시는 착취당하고 싶지 않다"고 부연했다.

현재 최소 연금으로 생활하는 그는 이제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을 웃게 하는 기쁨을 위해 신문을 판다고 한다. 그는 "사람들이 기쁨 속에서 살 수 있도록 웃게 만드는 걸 사랑한다"고 말했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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