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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지대 사라진 한국 2題] 일상이 된 테러 허위협박

매일경제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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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주 한 백화점에서 경찰특공대 탐지견이 폭발물을 탐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구 롯데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합뉴스

11일 광주 한 백화점에서 경찰특공대 탐지견이 폭발물을 탐색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0분께 '서구 롯데백화점'에 폭탄을 설치하겠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연합뉴스


올해 들어 백화점, 대형 경기장 등 국내 주요 기관에 폭탄을 설치했다며 메일·팩스 등을 보내거나 온라인 게시글을 작성해 협박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에만 6건에 달한다. 우리 사회에 경쟁이 심해지면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비주류가 범죄를 모방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가인권위원회에 "서울과 광주 등 5개 백화점에 폭발물이 있다"는 취지의 협박 팩스가 들어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전날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체조경기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팩스가 수신돼 2000여 명이 대피하고 경찰이 수색했지만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에 사는 최 모씨(34)는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곳에서 폭탄이 터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움이 몰려왔다"며 "이젠 서울이 테러 안전지대가 아닌 우범지대로 전락하는 건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KSPO돔 테러를 예고한 팩스 번호는 지난 7일 교육기관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황산 테러'를 예고한 팩스 번호와 동일했다. 경기장 테러는 '변호사 조학석'이, 황산 테러는 '가라사와 다카히로'라는 일본 변호사로 발신자 이름만 달랐을 뿐이다. 특히 '가라사와 다카히로' 명의로 팩스나 메일을 이용해 발신된 협박은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살해하지 않으면 서울에 폭탄을 터뜨리겠다는 내용으로 처음 등장해 올해 초까지 이어지다 8개월 만에 다시 등장했다.

올해 들어선 학생들을 테러하겠다는 내용의 '팩스 협박'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2월엔 한 지역 출입국관리사무소 출장소에 일본어로 '서울 시내 모든 중학교에 이미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이 적힌 팩스가 접수됐다. 경찰에 따르면 소위 '일본 변호사'의 테러 협박과 관련한 팩스와 메일이 수신된 것은 44건에 달한다. 다만 경찰은 모두 동일범에 의한 소행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이달 들어 온라인에 게시되는 테러 글도 시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지난 5일엔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을 폭파하겠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와 당시 백화점에 있던 시민 4000명이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사회 비주류가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기 위해 예고 글을 올리는 것"이라며 "협박 예고는 다른 비주류의 모방 범죄 심리를 자극해 또 일어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경찰은 잇따른 폭파 협박에 대해 '공중협박죄'를 적용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또 경찰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공중협박에 대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경찰특공대 등 다수의 경찰력이 동원된 경우 필요시 손해배상 청구도 검토할 계획이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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