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삼성 TV, ‘RGB LED’로 중저가·고가 TV 시장 ‘두마리 토끼’ 잡는다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LED TV./삼성전자 제공

19년 연속 세계 TV 1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TV와 프리미엄 시장에서 마이크로 LE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 대응할 수 있는 ‘RGB 마이크로 LED TV’를 연내 출시할 예정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 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세계 3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새로운 ‘RGB 마이크로 LED TV’를 전시할 예정이다. 연내 국내뿐만 아니라 유럽 등에서도 해당 제품의 프로모션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RGB 마이크로 LED TV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과 적(R)·녹(G)·청(B) 컬러필터를 적용하는 기존 LCD TV 구조를 골격으로 한다. 외부 광원이 필요한 ‘비(非)자발광’ 제품이다. 대신 후면광원(백라이트유닛·BLU)으로 RGB 발광다이오드(LED)를 사용한 것이, 백색 LED 후면광원을 적용하는 기존 미니 LED-LCD TV와의 차별점이다. RGB LED를 후면광원에 사용하면 백색 LED를 사용할 때보다 색재현율과 명암비를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RGB LED 제품군을 마이크로 LED, 미니 LED로 세분화해 중국 중저가 TV 브랜드와 LG전자, 소니 등 프리미엄 TV 브랜드의 플래그십 제품에 대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저가 TV 시장에서는 미니 LED TV로 물량 공세를 퍼붓고 있는 중국 기업들과,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는 OLED TV 패권을 쥐고 있는 LG전자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공개할 RGB 마이크로 LED TV의 소자 크기는 100 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중국이 앞서 상용화한 RGB 미니 LED TV의 소자(100~500 마이크로미터(㎛))보다 크기를 줄였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미세하게 조정해 명암 표현을 높이는 로컬 디밍(화면분할구동) 효과를 극대화한다. 소자가 미세해진 만큼 깊은 검은색과 밝은 이미지 표현도 기존 RGB 미니 LED TV보다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에서 고객사를 대상으로 98형 RGB 마이크로 LED TV 등의 시제품을 공개한 바 있다. 정식 출시 제품은 시제품보다 크기를 키운 115형으로 최종 확정하고, 출시 계획도 수립했다. 이 외에도 중국산 저가 미니 LED TV에 대항하기 위한 RGB 미니 LED TV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선보일 RGB 마이크로 LED TV의 성능이 하이엔드 OLED TV에 근접하는 동시에 가격대는 비슷하거나 더 저렴하게 출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정통한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를 종합하면 RGB LED TV는 현재까지 출시된 LCD 기반 제품 중 가장 OLED TV의 사양에 근접한 제품이 될 것”이라며 “가격대도 OLED 대비 낮춰 ‘가성비’를 극대화한 제품으로 마케팅 포인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소니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지난 3월 RGB LED TV를 공개한 데 이어 올해 IFA에서 새로운 제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앞서 소니가 내놓은 RGB LED TV 제품의 최대 밝기는 4000니트, DCI-P3 색 공간 범위는 99% 등으로 중국산 미니 LED TV 사양 대비 2배 수준의 성능을 보인 바 있다. 소니 역시 RGB LED TV 가격대를 미니 LED TV와 고가 OLED TV의 중간 수준으로 책정할 것으로 관측된다.

황민규 기자(durchma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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