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 자신의 사무실에서 외신 대상 영어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의 가자시 점령 계획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가자시와 가자 중부에 남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대해 지도를 두고 설명하며 척결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스라엘총리실 유튜브 영상 갈무리 |
전 세계가 이스라엘의 가자시티 점령 계획을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방위군(IDF)에 점령 일정을 단축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이 가자에서의 대량 학살을 자행하고 있다는 비난에 “주민들을 굶겨 죽이려 했다면 (전쟁) 20개월이 지난 현재 아무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이스라엘이 가자 점령에 나선 것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로부터의 가자 해방”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10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는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외국 언론을 대상으로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가자시티 점령 계획 등 하마스와의 전쟁 계획을 다시 강조했다. 영어 회견에 이어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히브리어로도 기자회견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새로운 공세를 언제 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가 정한 일정은 아주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전쟁을 끝내는 방법이다. 병력 증강과 관련해 미국과 추가 조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가자 남부 라파흐에서 민간인을 이동시키는 데 6~8일 걸렸고 사상자도 적었다며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현지 기자들에게는 가자시티를 점령하는 것이 억류된 인질 50명을 모두 석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고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군에 가자지구와 중부 캠프에 남아있는 하마스 거점 두 곳을 해체하라는 지시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우리를 속였다. 인질을 모두 석방할 유일한 방법은 하마스를 격파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의 기아 상황을 외신들이 사실로 받아들이는 것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두고 전 세계가 하마스의 작전에 속았다며 뉴욕타임스 등에 보도된 기아 상황에 놓인 아이 사진 등은 모두 거짓이라고 발표했다. 3장의 사진 앞에 선 네타냐후 총리는 아이들이 유전 질환을 앓고 있었고 이들은 현재 이스라엘의 지원으로 외국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고 했다. 사진을 보도한 뉴욕타임스를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가 정정 기사를 냈지만 “(기사를) 묻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마치 중세 유대인들에게 퍼부었던 악의적 거짓말과 같다”며 “이 문제를 그냥 넘어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이 기자회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예루살렘 자신의 사무실에서 외신 대상 영어로 기자회견을 열어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한 가자 어린이 기아 사진은 조작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가자 어린이들의 기아 사진을 보았다며, 인도적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유튜브 갈무리 |
또 이스라엘군이 가자 주민들을 일부러 굶주리게 하는 정책을 시행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이스라엘은 전쟁 내내 충분히 원조를 허용했고, 하마스가 이를 빼앗았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그 정책을 시행했다면 현재 가자 주민 중 누구도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3월 가자지구를 봉쇄한 뒤 약 3개월 동안 가자로의 모든 지원을 막았다. 그는 이날 가자로의 인도적 지원을 중단한 적 없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에 부분적인 무기 금수 조치를 내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에 대해 “그는 좋은 친구였지만, 반이스라엘적 여러 단체의 압력, 거짓 보도에 무너져내린 것 같다”며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지원이 있든 없든 전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이스라엘 내각은 가자시티 점령을 위한 군부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하루 뒤인 9일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스라엘의 가자 점령 계획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날 통화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결정과 관련해 영국, 프랑스, 덴마크, 그리스, 슬로베니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일요일 회의를 열었다.
사무엘 즈보가로 슬로베니아 유엔 대사가 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시 점령 계획 발표, 승인에 대한 회의에 앞서 연설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시티 점령 계획에 속도를 내면서 이스라엘 내부 분열도 빠르게 일어나고 있다.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치 재무장관은 가자 전역을 점령·합병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 “총리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네타냐후 연립 정부에 여당 리쿠드당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의석수(14석)로 참여하고 있는 종교적시오니즘 정당의 일부 극우 의원도 연정 탈퇴를 고민하고 있다고 10일 이스라엘 매체들은 보도했다.
가자시티 점령 계획이 인질들의 안전을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해 온 인질 가족들은 이달 17일 일요일 휴가를 쓰고 경제를 멈추자는 ‘파업 시위’를 제안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경제계와 노조 모두 파업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야이르 라피드 야당 대표는 파업을 지지하며 “인질 가족들의 파업 요구는 정당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에 적었다.
10일(현지시각) 이스라엘 인질과 연대하는 여성들이 전쟁 종식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시위를 이스라엘 남부 키부츠 나할 오즈에서 진행하고 있다. 나할 오즈 인근 군사기지는 2023년 10월 가자 전쟁 발발 당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대원 수십명이 철조망을 넘어 침입한 곳이다. 나할오즈/AFP 연합뉴스 |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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