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 면세점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입점 면세점 간 ‘임대료 조정’이 끝내 결렬될 것으로 보인다. ‘점포 철수’를 검토하겠다는 면세점과 ‘재입찰 가능성’을 언급한 공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은 오는 14일 신라·신세계 면세점이 공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대료 인하 요구’ 관련 2차 조정을 실시한다. 이들 면세점은 지난 4~5월 각각 인천공항 1·2 여객터미널 면세점 가운데 화장품·향수·주류·담배 매장 임대료를 40% 내려달라는 취지의 조정신청을 냈다.
하지만 이번 조정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공사 측이 여전히 ‘불참’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공사 관계자는 이날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조정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만약 면세점 측에서 ‘전면 철수’를 공식적으로 언급하고 실행한다면 공사에서는 재입찰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면세점 측이 공사를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 점포 철수 카드를 꺼내자, 공사 측이 재입찰이란 초강수를 둔 것이다.
면세점 업계는 당혹스럽다는 입장이다. 법원의 감정촉탁 결과에도 불구하고 공사가 같은 입장을 유지하는 것 자체가 기업 입장에서 부담이 된다는 입장이다. 삼일회계법인은 최근 법원 요청에 따라 인천공항 면세점 재입찰 시 형성될 임대료 수준에 대한 감정서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재입찰이 진행되면 해당 구역의 임대료는 지금보다 약 40%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인천공항 면세점에 기업이 들이는 비용이나 공사 측이 면세점을 통해 벌어들이는 비용은 수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임대료 40% 인하 요구는 선제적 요구일 뿐이고, 세부적인 부분은 조율할 수 있다고 언급했는데 공사의 입장이 그대로인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공항 면세점은 기업 입장에서 하나의 국가 공헌 사업”이라며 “인천공항 면세점의 막대한 임대료가 업계 전반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공사의) 유연한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라·신세계 면세점이 인천공항에서 철수할 경우 지급해야 하는 위약금은 약 2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들 기업이 인천공항 측에 매월 지급하는 임대료는 300억원 안팎이다. 협상이 최종 결렬돼 공항에서 짐을 싸든, 싸지 않든 면세점이 져야 할 부담은 클 수밖에 없다.
면세 업계는 여전히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는 올해 2분기 영업 적자로 돌아섰다. 비즈니스 관광객 중심 마케팅 제휴, 시내 공항면세점 브랜드 개편 등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9% 신장했지만, 임차료로 인해 적자를 봤다. 호텔신라 면세점 부문 역시 2분기에도 100억원대 영업손실을 봤다.
반면 인천공항 임대료 부담이 없는 롯데면세점은 올해 흑자 전환하는 등 실적이 반등했다. 호텔롯데의 면세점 사업부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53억원을 기록하며 2023년 2분기 이후 첫 흑자를 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023년 인천공항 면세점 사업권을 반납하고 철수한 이후 수익성 개선에 힘써왔다. 올해 초 중국 보따리상(따이궁)과 거래까지 중단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