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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난해해진 'TBML'… AI는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2025 금융 리스크관리 & 컴플라이언스① ]

디지털데일리 박기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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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오는 8월21일, 은행연합회관(서울 명동)에서 '2025년 금융 리스크관리시스템 & 컴플라이언스 고도화 전략' 컨퍼런스를 개최합니다.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금융산업의 리스크관리 및 컴플라이언스 이슈 대응에도 많은 혁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등 가상자산 시장의 확장은 리스크관리 측면에서 금융권에 새로운 도전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컨퍼런스에 앞서, 3회에 걸쳐 국내 금융권의 최신 리스크 및 규제대응과 관련한 이슈를 짚어봅니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인공지능(AI)이 금융권의 업무 전 영역에 걸쳐 강력한 '고도화'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생성형 AI'의 활용이 극대화되고 있는 분야는 '내부통제' 등 리스크관리 맟 갈수록 대응이 난해해지고 있는 '규제대응'(Compliance) 영역이다.

현재 이같은 금융권의 규제대응 이슈과 관련해 가장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AML(자금세탁방지)이다.

이미 농협은행, 기업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의 미국 뉴욕 지점이나 현지 법인이 미 금융 당국 등으로부터 AML 위반으로 수백억원에 달하는 패널티를 부과받은 바 있고, 이에 깜짝 놀란 은행권을 중심으로 지난 몇년간 AML 대응 고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를 중심으로 TBML에 대한 국제적 규제 기준이 지속적으로 엄격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AML 제재가 영국, EU, 아시아 등 주요국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참고로 농협은행은 2017년 12월, 뉴욕 금융감독청(NYDFS)으로부터 1100만 달러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자금세탁방지 시스템 구축 및 관련 인력 충원 미흡, 제재 대상 국가와의 거래 등과 관련된 내부 통제 미흡 등이 이유였다.

기업은행도 20020년 4월, 뉴욕 금융감독청으로부터 86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받았는데, 이는 국내 은행들이 AML위반 사유로 받은 벌금중 가장 큰 액수다. 주로 이란에 대한 금융 제재 위반 혐의와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미흡 등이 역시 원인으로 지적됐다.


가장 최근에는 신한은행 미국 법인이 지난 2023년 9월 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 뉴욕 금융감독청 3개 기관으로부터 총 2500만 달러(한화 약 337억 원)의 제재금을 부과받았다. 신한은행은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개선 수준 미흡' 외에 지난 2017년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개선을 위한 합의서를 미 금융 당국과 체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개선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가운데 AML 이슈중 가장 난해한 과제인 '무역기반 자금세탁(이하 TBML)' 대응 전략도 선도적인 은행들을 중심으로 AI에 기반한 차별화된 고도화 행보를 보이고 있다.

'TBML'은 무역거래에 있어 필수적으로 외국환을 취급하는 일반 은행이 당면한 핵심 과제다. 현재 1건의 무역 거래에는 송장(Invoice), 패킹리스트(P/L), 선하증권(bill of lading), 여기에 신용장(L/C) 등 무역형태에 따른 부속서류 등 여러 형태의 비정형 문서에서 발생한다.


여기에 은행이 기존 방식으로는 쉽게 체크할 수 없는 여러 리스크가 숨겨져 있다고 보는 것이 TBML 이슈이다. 즉 'TBML' 리스크는 과거의 단순한 서류 조작을 넘어, 가상 거래, 페이퍼 컴퍼니, 그리고 무역결제에 있어 디지털 자산을 결합하는 복합적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진화하는 TBML 범죄… AI 기반 대응 전략 더 주목

대체로 무역 금융 범죄는 실제로 상품을 선적하지 않고 허위로 무역 서류를 만들거나, 서류와 일하지않은 저가의 상품을 선적하는 위장 수출 등의 방식으로 이뤄진다. 서류상으론 마치 합법적인 수출입 대금을 주고받는 것처럼 위장해 불법 자금을 세탁하는 것이다. 여기에 자금 흐름의 추적을 피하기위해 여러 개의 페이퍼 컴퍼니를 만들어 복잡한 거래 경로를 형성한다.

특히 최근에는 가상화폐가 TBML의 새로운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범죄자들은 불법적으로 얻은 자금을 가상화폐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무역 거래를 위장하여 현금화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다. 즉 가상화폐를 통해 페이퍼 컴퍼니로 자금을 송금하고, 이 페이퍼 컴퍼니는 허위의 무역 서류를 제시하며 은행에서 자금을 인출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수법은 가상화폐의 익명성과 국경 없는 특성을 활용하여 자금의 흐름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에 은행들로서는 더욱 대응이 난해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러한 고도화된 TBML 수법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은 AI와 빅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해 무역 서류의 진위 여부를 판별하고, 거래 상대방, 선박 정보, 운송 경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방식으로 고도화를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기술적 대응으로, 은행들은 기반 OCR(광학 문자 인식) 기술과 자연어 처리(NLP)는 95% 이상의 정확도로 문서 내용을 디지털화하고 이를 분석해 허위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다. 즉 한 선적에 대해 여러 개의 송장이 발행되거나, 실제 물품과 서류상의 내용이 불일치하는 경우를 찾아낸다.

또한 AI 머신러닝 모델을 활용해 특정 물품의 시장 가격 데이터를 분석하고, 송장에 기재된 가격이 시장 가치와 크게 차이나는 경우를 자동으로 식별한다. 이는 사람이 신속하게 수행하기에는 사실상 불가능한 영역이다.

여기에 AI를 통해 단순히 개별 거래를 보는 것을 넘어, 기업의 소유 구조, 거래 이력, 지리적 위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통해 페이퍼 컴퍼니(유령회사)나 복잡하게 얽힌 거래 네트워크를 파악하고, 평소와 다른 거래 패턴을 보이는 기업을 식별하여 잠재적인 TBML 활동을 감지한다.

국내 시중 은행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AI 기술은 금융기관이 TBML 탐지율을 높이고, 오탐(false positives)을 줄여 조사 시간을 단축하는 데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범죄의 수준이 진화될수록 이에 대한 대응 수단도 같이 지속적으로 고도화돼야 한다는 점에서 여전한 숙제다.

◆국내 은행권, 10년전 부터 TBML 대응… 향후 과제는?

은행권은 TBML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지난 2022년 'S-TBML(Shinhan-Trade Based Money Laundering)'로 명명된 자체적인 TBML 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가장 최신의 기술을 활용한 내용에 나서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자금 세탁과 이상 거래를 감지하는 플랫폼으로 무역 거래 상대방, 선박 정보, 거래 품목, 제재 대상 여부 등을 실시간으로 종합 분석하여 위험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S-TBML은 무역과 외환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AI과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상 거래 패턴을 자동으로 탐지한다. 이를 위해 금융권에선 처음으로 AI와 OCR(광학 문자 인식) 기술을 활용한 무역 서류 자동 점검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양의 무역 증빙 서류를 자동으로 분석하여 조작 가능성이 있는 부분을 찾아내고, 서류 검토에 투입되는 인적 자원과 시간을 크게 절약했다.

뿐만 아니라 무역 거래 상대방, 선박 정보, 거래 품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여 글로벌 제재 대상과의 거래 리스크를 사전에 예방한다. 특히 북한, 이란 등 국제 제재 국가나 기관과의 거래를 자동 탐지하는 기능을 통해 규제 미준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밖에 무역 거래 상대방 및 실소유자 점검 기능을 통해 거래 당사자의 배경과 실소유자 정보를 분석하여 위험 요소를 파악하고 거래의 규모, 빈도, 패턴 등을 분석해 일반적이지 않은 거래를 식별한다.

한편 하나은행은 지난 2021년 TBML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트레이드 워치(Trade Watch) 시스템을 시행한 바 있다. 이 시스템은 국내 은행권 최초로 개발된 무역 위험 거래 관리 자동화 시스템으로, 수출입 고유업무에서 발생하는 여러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운송 관련 선박 ▲운송 항로 ▲무역 물품의 용도 ▲무역거래 상대방 및 관련자 등의 점검 항목과 방법을 자체 개발한 지능형 시스템이다.

우리은행은 2020년 9월, 우리은행은 해외영업점에 Anti- TBML(무역기반 자금세탁방지) , RA(위험평가) 기능을 도입했으며, KYC(고객 알기 제도), CRR(고객위험평가), TMS(거래모니터링) 등 기본 기능을 국제 기준에 맞춘 글로벌 AML 대응체계를 갖췄다. 국외 AML 포털을 구축해 해외지점의 위험요소 관리 및 현황 점검·분석 통합기능을 통해 본점에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하도록 했다.

◆8월21일, '금융 리스크 & 컴플라이언스' 컨퍼런스 개최… 최신 AML 고도화 대응 전략 공유


<디지털데일리>는 오는 8월21일(목)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 국제회의실(2F)에서 '2025년 금융권 리스크관리 및 컴플라이언스'를 주제로, 해당 분야의 국내 및 해외의 최고 전문가들을 초청해 최신 동향과 미래 전략을 공유하기위한 특별 컨퍼런스를 진행한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생성형AI에 기반한 금융혁신과 디지털금융 고도화 과제 ▲오탐율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실시간 제재 스크리닝 솔루션 ▲진화하는 금융사기에 맞서는 차세대 방어전략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TBML(무역기반 자금세탁)의 개념과 사례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규제현황과 관련 소비자 보호기술 ▲ 데이터처리 성능및 보안이 강화된 오픈소스 기반 DBMS와 데이터처리 솔루션의 미래 ▲금융회사의 효과적인 컴플라이언스 교육 방안 ▲카카오뱅크의 'AI 거버넌스 강화 노력 등의 주제가 발표될 예정이다.

국내 금융권 및 기업의 준법감시업무, 자금세탁방지업무, 가상자산업무, IT담당자 등 리스크 컴플라이언스 담당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이번 컨퍼런스는 <디지털데일리> 홈페이지 행사 안내창을 통해 보다 자세한 안내와 함께 사전 온라인 등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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