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상-이현중 56점 합작...한국 남자농구, 강호 레바논 제압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남자 농구 대표팀이‘중동의 강호’ 레바논을 제압하고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8강 진출전에 올랐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한국(FIBA 랭킹 53위)은 11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열린 2025 FIBA 아시아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56점을 합작한 유기상(LG), 이현중(나가사키) 활약에 힘입어 레바논(29위)을 97-86으로 꺾었다.

강호 레바논을 11점 차로 제압하고 8강 진출전에 올라간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가운데 유기상이 MVP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FIBA

1차전에서 호주에 61-97로 대해하며 불안하게 출발한 한국은 2차전에서 카타르를 97-83으로 꺾은데 이어 레바논까지 제압하면서 조별리그 2승 1패를 기록했다. 호주(3승)에 이어 조 2위로 8강 진출전으로 향했다.

레바논도 1승 2패를 거둬 조 3위로 8강 진출전에 올랐다. 카타르(3패)는 조 최하위로 탈락이 확정됐다.

이번 대회는 참가국 16개국이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여기서 각 조 1위는 8강 토너먼트로 직행하고, 조 2·3위 팀은 진출전을 통해 8강 합류 여부를 가린다. 한국은 12일 B조 3위 괌과 8강 진출을 놓고 맞붙는다.

한국은 무릎을 다친 여준석(시애틀대)과 이정현(소노)을 벤치에 두고 양준석(LG), 유기상, 이현중, 문정현(kt), 김종규(정관장)로 스타팅 5를 구성했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레바논은 아시아 최고의 가드로 인정받는 ‘에이스’ 와엘 아락지가 어깨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한국은 아락지가 없는 레바논을 초반부터 압도했다. 특히 3점슛이 잇따라 불을 뿜었다. 1쿼터에서만 3점슛 7개가 터졌다. 이현중이 3개, 유기상이 2개를 집어넣었고, 양준석과 정성우(한국가스공사)가 1개씩 성공시켰다.

1쿼터를 26-17, 9점 차로 앞선 채 마친 한국은 2쿼터에서도 정확한 3점슛으로 레바논 수비를 무너뜨렸다. 2쿼터에도 3점포 6방을 들어갔다. 전반을 마쳤을때 52-36, 16점 차로 격차가 벌어졌다.

한국은 3쿼터에서도 양준석, 유기상, 이현중 등이 내외곽에서 다양하게 득점을 책임지면서 레바논 수비를 흔들었다.

74-56, 18점 차로 앞선채 마지막 쿼터를 맞이한 한국은 경기 종료 7분여를 남기고 25점 차까지 달아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대표팀 최다 득점 주인공인 유기상이었다. 유기상은 3점포 12개를 던져 8개나 성공시키는 놀라운 슛 적중률을 뽐냈다. 28점 3스틸을 기록,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한국 농구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이현중도 3점포 7개 포함, 28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양준석 역시 10점 8어시스트로 제 몫을 했다.

이날 한국은 리바운드에서 31대36으로 근소하게 뒤졌지만 대신 3점슛을 22개나 성공시키는 괴력을 뽐냈다. 팀 3점슛 성공률이 무려 57.9%로 2점슛 성공률 46.2%보다 높았다.

안준호 감독은 경기 후 “주축선수 두 명이 빠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두 명의 몫까지 ‘원 팀 코리아’가 돼서 충분히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40분 내내 쉴 틈 없는 압박 수비, 빠른 공수 전환과 22개 3점 슛 등은 우리가 추구하는 농구”라며 “죽음의 조에서 빠져나온 만큼 앞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전설이 돼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