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광철 북한 국방상(앞줄 맨왼쪽)이 지난 4월4일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의 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의 훈련기지 방문 행사에 함께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노광철 북한 국방상은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C)를 “군사적 대결 입장을 여과없이 노출시긴 미한(미국-한국)의 도발 행위”이자 “전쟁연습 소동”으로 규정한 뒤 “강력히 규탄하며 그것이 초래할 부정적 후과에 대해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노광철 국방상은 11일 노동신문에 실린 담화를 통해 “미국과 한국의 군부호전광들이 18일부터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인 ‘을지 프리덤 쉴드’가 시작된다는 데 대해 공식 발표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 국방상은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이 “실제적인 핵전쟁 상황을 가상하여 진행”되는 것이라고 전제하고는 “우리 국가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적 도발”이자 “정전상태인 조선반도 정세의 예측 불가능성을 증폭”시키고 “지역정세의 불안정화를 고착”시키는 “진정한 위협”이라 규정했다.
그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향한 무력 시위는 분명코 미한의 안보를 보다 덜 안전한 상황에 빠뜨리는 역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라 말했다. 이어 “우리 무장력은 철저하고 단호한 대응 태세로 미한의 전쟁연습소동에 대비할 것이며 (한)계선을 넘어서는 그 어떤 도발행위에 대해서도 자위권 차원의 주권적 권리를 엄격히 행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연합군사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를 겨냥한 북한의 담화는 예년에 비하면 발표 주체의 격은 높이고, 담화의 내용은 일부 순화된 측면이 있다.
전통적으로 북한은 한-미의 대규모 연합군사연습을 ‘북침전쟁연습’이자 ‘핵전쟁연습’이라 규정해왔다. 이에 비춰 “미한의 전쟁연습 소동”이나 “미한의 적대적 위협”, “실제적인 핵전쟁 상황을 가상하여 진행” 따위로 규정한 노 국방상 담화는 공식 인식의 연장선이지만, 표현 자체는 일부 순화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예컨대 북한 당국은 지난해 8월18일 ‘외무성 미국연구소 공보문’을 발표해 “‘을지 프리덤 쉴드’는 도발적인 침략전쟁연습이자 핵전쟁 시연”이라고 비난했다. 한-미 연합훈련 비난 주체로 ‘외무성 미국연구소’라는 상대적으로 격이 낮은 기관을 내세운 건, 지난해 7월 말 폭우에 따른 압록강 범람의 영향을 고려한 ‘낮은 수준’ 대응 필요성 탓으로 풀이된다. 당시 압록강 범람으로 평안북도·자강도·양강도 접경지역에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해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을 포함한 수뇌부가 이를 수습하느라 분주했다.
앞서 한-미 군당국은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 연습을 오는 18~28일 실시한다고 지난 7일 발표했다. 한-미 군당국은 애초 계획한 야외기동훈련 40여건 중 20여건을 폭염 등을 이유로 다음달로 미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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