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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사진 | 더블랙레이블 |
[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가수 아이유의 ‘스물셋’은 대중의 깊은 공감을 얻는 곡이다. 20대 초반 여성의 혼란스러움을 정확히 짚어서다.
이것도 맞고 저것도 맞고, 이러고 싶고 저러고도 싶은 모순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감정을 지배하는 시기다. 겉은 아무렇지 않지만, 속은 심각한 혼란이다. 새 앨범 ‘카오틱 & 컨퓨즈드(Chaotic & Confused)’를 준비하던 스물네 살 가수 전소미가 그랬다.
어느덧 데뷔 10년차, 모르는 것보단 아는 게 많아졌다. 예전엔 느끼지 못했던 섬세한 감정이 속살을 파고들었다. 스스로 사랑스럽다가도, 증오로 가득차기도 해 마음은 늘 벼랑 끝에 몰려 있었다. 대중성과 예술성의 갈림길에선 하루에도 열두 번씩 헤맸다. 아직도 현재 진행형인 고민, 그 과정에서 깊고 깊게 파고들어서 만든 작품이 ‘카오틱 & 컨퓨즈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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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사진 | 더블랙레이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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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사진 | 더블랙레이블 |
전소미는 지난 7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 커피숍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10년이란 시간동안 계속 소비됐다. 어떤 새로움이 있을까 고민했다. 제가 보여줄 수 있는 것과 경험해야만 부를 수 있는 노래에서 어떤 박자가 안 맞으면서 혼란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법적으론 성인이다. 겉으로 보면 어엿한 여인이지만, 속은 아직 여물지 않은 미성숙함이 있다. 소녀이지도 않고, 성숙한 여자라고 하기도 어려운 중간의 나이다. 아울러 자연인 전소미와 가수 전소미 사이에서도 혼란이 왔다. 타인의 시선과 실제에서의 괴리를 온 몸으로 느꼈다. 삶의 무질서와 혼돈 사이에 놓였다는 의미에서 앨범명이 탄생했다. 뮤직비디오도 복잡하고, 철학적이다.
“정신이 오락가락 해서 가사가 있는 노래는 듣지도 않았어요. 테크노 하우스 장르처럼 기계음만 들었어요. 가사가 있다면 락을 들었어요. 이미 머리가 복잡해서 남의 말까지는 못 듣겠더라고요 하하. 앨범 준비할 때 상황으로 앨범이 완성되는 것 같아요. MV는 나르스시즘을 표현했어요. 사랑과 증오를 동시에 표현했어요. 힘들 게 찍었는데, 완성본은 정말 마음에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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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사진 | 더블랙레이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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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사진 | 더블랙레이블 |
두 번째 EP 앨범 ‘카오틱 & 컨퓨즈드’에는 타이틀곡 ‘클로저(CLOSER)’을 비롯해 포스트 펑크 장르 ‘에스케페이드(escapade)’와 뉴디스코와 R&B 사운드 ‘엑스트라(EXTRA)’ 하이브리드 팝 ‘Chaotic & Confused’ 감성적인 R&B ‘델루(DELU)’까지 총 다섯 곡이 담겨 있다. 앨범명처럼 뚜렷한 장르의 색 없이 무질서하다는 게 특징이다. 모든 장르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전소미의 자신감도 엿보인다.
“혼란 속에서 자유로움을 표현한 앨범 같아요.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생각하고, 정말 만족스러워요. 장르가 혼합됐거든요. 보통 녹음하다 보면 타이틀곡의 느낌이 오는데, 이번에는 타이틀곡이 계속 바뀌었어요. 좋다 싶으면 더 좋은 곡이 오는 패턴이었어요. 무게감이 확실히 있어요. 노래 자체가 재밌었고, 제가 느낀 감정을 온전히 전한 것 같아요. 예술성이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어요.”
이제 목표가 없어졌다. 빌보드 차트 진입이나 메가 히트곡을 내는 것에 집중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에 마음이 간다. 시키는 업무에 집중하던 때와 달리 스스로 하고 싶은 말을 찾아서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수많은 감정과 부딪히고 소화하는 사이 하고 싶은 말이 부쩍 많아졌다. 변하는 시기에 따라 전하고 싶은 말이 생길 거라는 예상에 오랫동안 가수로 남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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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사진 | 더블랙레이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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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소미. 사진 | 더블랙레이블 |
“저 스스로도 뭘 할지 모르겠어요. 전형적인 대답은 할 수 있겠지만, 그게 의미 있나요. 과거의 소미는 착한 인간이었지 생각은 없었어요. 이제 생각이 많아요. 하고 싶은 말도 많고요. 현실 속에서 낭만을 갖고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이번 앨범이 중요해요. 예술성으로 방향을 튼 앨범이거든요.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만든 앨범이니까, 꼭 꼭꼭 씹어 들어주세요.” intellybeast@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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